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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내>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소설 2023. 11. 23. 10:49

     

     

    1.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 험프티 덤프티. (제이디 스미스) p.15

    2. “바로 그거예요. 장만 아니면 내가 그런 경제적 능력을 가지고 있을 텐데!”

     “돈에 관한 한 가정은 금물이에요.” p.53

    3. 세속적인 낸시 이모와 딴 세상 사람 같은 어머니, 몸집이 큰 낸시 이모와 여윈 어머니. 풍자만화 같은 그 대조적인 모습의 이면에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과거를 억제하거나 선택적으로 미화하는 일이었다. 그게 뭐라고들 그랬을까? 엘리너와 낸시는 독립된 개인이기나 했을까? 그들은 그저 그들의 신분과 가문의 특징을 나타내는 파편일 뿐이었을까? pp.58-59

    4. 연애의 설렘은 사랑의 가장 고상한 표현을 성취할 것 같은 곳에 있지 않고 사랑이 가장 위협받는 곳에 있었다. 베키처럼 그 후보가 충분히 절망적일 경우, 그녀와의 연애는 결말이 불행할 게 뻔하기 때문에 매력적이었다. p.82

    5. “쇼펜하우어가 한 말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죽어가는 친구에게 해 준 조언입니다. ‘자네는 생성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무엇으로 존재하기를 중단하는 중이야라고 했죠.” p.95

    6. 어떤 의미에서 그는 평생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그가 애도해야 한 것은 친밀의 종말이 아니라 친밀을 향한 갈망의 종말이었다. p.140

    7. 그의 몸은 감정이 묻힌 묘지였다. 방금 지나온 템스강을 따라 군집한 그 많은 공동묘지처럼, 그 몸에 나타난 증후들은 근본적인 공포 주위에 군집해 있었다. 마룻바닥이 삐걱하는 소리가 들리거나 어떤 생각에 대한 생각이 들면 과민해지는 방광, 경련하는 결장, 요통, 정상이었다가도 단 몇 초 만에 위험 수치까지 치솟는 불안정한 혈압, 그 모든 증상 위에 군림하는 전체적 불면증. 이 모든 증상들은 그의 본능을 혼란에 빠뜨리고 신체의 자율 기능을 장악하는 불안을 암시했다. 행동은 바뀔 수 있고, 태도는 수정될 수 있고, 심리는 변형될 수 있지만, 신체 습관만 가졌을 뿐인 젖먹이와 대화를 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p.28.

    8. “우스운 면이 없는 것들의 우스운 면을 보았던 거죠.” p.229

    9. 그가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그 무엇을 견딜 수 없다는 그 생각으로-부분적으로 또는 전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사실 그 무엇의 정체를 모르지만 알아내야 한다. 따라서 그는 자기가 평생 피하려고 애써 온 것 같은 그 느낌, 철저하고 무력하고 일관성이 없는 것 같은 그 느낌에 마음을 열고 그 느낌에 해체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거의 마음에 실제로 일어난 변화는 그의 예상과는 달랐다. 무력감이 들지 않고, 무력감에 대한 무력감과 동정심이 동시에 들었다. 그는 결국 유아가 아니라 의식 속에서 솟아나는 유아기의 혼돈을 느끼는 어른이었다. 동정심이 확장되면서 그는 그를 학대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과 자신을 동등하게 보았다. 그러자 그의 고통의 원인으로 생각되었던 부모는 그들의 고통의 원인으로 생각되었던 조부모의 불행한 자식들로 보였다. 누구를 비난할 것도 없었다. 그들 모두는 도움이 필요했다. 가장 비난받아 마땅해 보인 이들이 가장 도움이 필요했던 이들이었다. 그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순전히 불가피한 상황과 수평으로 맞춘 시선을 얼마간 유지했다. 그는 심리 경험의 마천루가 들어설 사건들의 그라운드 제로에 서 있었다. 그가 자기 인생을 너무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상상을 하는 중에 그 표현되지 않음의 짙은 암흑이 완전히 투명한 침묵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는 그 명료함 속에서 자유의 여지, 반발의 중지를 보았다. pp.297-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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