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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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배수아-소설/국내 2023. 12. 7. 13:55
1. 누군가 나를 이쁘다, 좋다 하면 나는 불안하고 믿기지 않는다. 처음 수업에서 이름을 잘못 불렸을 때 같은 불안감이다. p.20 2. 그녀의 자리에는 그녀와 비슷한 용모를 가진 또다른 여비서가 같은 종류의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그녀라는 존재의 개별성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그녀 자체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어요.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보통의 것이었습니다. 반드시 그녀여야만 했던 존재의 당위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건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죠. 생의 반 이상을 살게 되어서 이제 마지막 카운트다운이 더 가까워진 사람이라면 눈치채게 되는 어떤 운명의 비밀이죠. p.116 3.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