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올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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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 -수전 올리언-비소설/국외 2023. 12. 4. 11:35
1. 나는 대출이 끝난 뒤 차에 올라타 우리가 그날 손에 넣은 책 전부를 무릎에 올려놓길 좋아했다. 탄탄하고 따뜻한 책들의 무게가 나를 누르는 느낌, 마일라 필름이 덮인 표지들이 허벅지에 달라붙는 느낌이 좋았다. 돈을 지불하지 않은 물건들을 들고 떠난다는 사실이 설레기도 했다. 우리가 읽을 새 책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짜릿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엄마와 나는 어떤 책부터 읽을지, 언제까지 반납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반납일 전까지 금방 사라져버릴 이 마법 같은 유예의 시간 동안 우리의 속도를 조절할 방법을 정하는 엄숙한 대화였다. p.19 2. 우리 가족의 도서관 사랑은 극진했다. 다독 가족이었지만 책장에 책이 그득하다기보단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걸 더 좋아했다. 부모님은 책을 귀하게 여겼지만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