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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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남겨진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안희주-비소설/국내 2023. 10. 25. 10:38
1. 그녀의 감정이 너무나 선명하게 느껴져 나는 서둘러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머리에 찬물을 뒤집어쓴 듯 정신이 확 들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사람은 자신의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누군가를 원망한다는 사실을. 그 원망은 자신과 제일 가까운 사람 혹은 자신이 가장 미워하는 사람 혹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향한다는 사실을. p.43 2. 원망은 내가 받은 상처를 이겨내기 위한 방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무기라는 걸. 나에겐 방패지만 상대에겐 창으로 느껴지는 그런 무기라는 걸. 그때 아빠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괴로웠을지 짐작하려고도 하지 않아서, 내 슬픔이 너무 커서 아빠의 슬픔은 상상조차 하려하지 않아서, 정말 미안해요. p.45 3. 내 경우에 한해 생각해보면 소중한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