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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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소멸> -한병철-비소설/국내 2024. 1. 11. 14:02
1. 우리는 폭력의 지배가 아니라 정보의 지배 아래 산다. 정보의 지배는 자유로 가장된다. p.8 2. 정보가 현재성을 띠는 기간은 아주 짧다. 정보는 놀람을 먹고 산다. 정보의 덧없음이 벌써 삶을 불안정화한다. 오늘날 정보는 끊임없이 우리의 주의를 요구한다. 정보의 쓰나미는 인지 시스템 자체를 동요하게 한다. 정보들은 안정적인 통일체가 아니다. 정보들에는 존재의 굳건함이 없다. 니클라스 루만은 정보의 특징을 이렇게 표현한다. “정보의 우주론은 존재의 우주론이 아니라 우연의 우주론이다.” p.11 3. 정보는 서사적이지 않고 가산적이다. 정보를 세기는 가능하지만 이야기하기는 불가능하다. 현재성을 띠는 기간이 짧은 불연속적 단위들인 정보는 조립되어 이야기를 이루지 못한다. 우리의 기억공간도, 온갖 가능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