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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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소설/국외 2023. 11. 29. 10:39
1. 할머니의 눈은 흐려져 있었다. 할머니의 일부는 안도했다. 할머니는 항상 의사소통에 곤란을 겪었는데, 이제는 아무도 할머니에게서 그런 노력을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다. 할머니의 일부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났다. 어쩌면 근원으로 돌아간 것인지도, 아니면 하다못해, 할머니가 그리도 지독한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던 물질계를 떠나 멀리 간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가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할머니는 뒤에 남은 부분이었다. 그 부분은 어차피 그 모든 신비를 간직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자기가 그 신비를 원하는지 모르겠다는 듯했다. 병은 할머니를 민들레의 솜털 머리처럼 흩트렸다. 씨 몇 개가 붙은 잘린 꼭지, 로버트는 자기도 결국 그렇게 될까 생각했었다. pp.84-85 2. 할머니가 말하고 싶어 하는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