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카미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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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쫓는 모험 上>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국외 2024. 1. 11. 13:28
1. 온 세상은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나만 같은 곳에 머물러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1970년 가을에는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이 서글펐고, 그리고 모든 것이 빠르게 바래가는 것만 같았다. 태양의 햇살과 풀 냄새, 그리고 작은 빗소리조차도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p.17 2. 어떤 사람은 잊히고, 어떤 사람은 모습을 감추며, 어떤 사람은 죽는다. 그리고 거기에는 비극적인 요소는 거의 없다. p.45 3. 도넛의 구멍을 공백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존재로 받아들이느냐는 어디까지나 형이상학적인 문제이고, 그 때문에 도넛의 맛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p.115 4. “하지만 밝아오지 않는 밤이 없는 것처럼, 끝나지 않는 교통 체증도 없지요.” “그야 그렇겠지요”라고 나는 말했다. “그래도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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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댄스댄스 1>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국외 2023. 11. 23. 11:32
1. 그녀는 비처럼 어디선가 와서는, 어디론가로 사라지고 만 것이다. 다만 기억만을 남겨 놓고. p.29 2. 눈을 치우는 작업이나 다름없었다. 눈이 내리면 나는 그것을 효율성 있게 길옆으로 치웠다. 한 조각의 야심도 없었고, 한 조각의 희망도 없었다. 오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거침 없이 체계적으로 처리해 나갈 따름이었다. 정확하게 말해서 이건 인생의 낭비가 아니냐고 생각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종이와 잉크가 이만큼 낭비되고 있으니, 내 인생이 낭비되었다고 해도 군소리를 할 것은 아니지 않느냐, 하는 것이 내가 도달한 결론이었다. p.50 3. 그래서 나는 낭비라는 건,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의 최대 미덕인 것이라고 그에게 가르쳐 주었다.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팬텀 제트를 사들여, 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