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쓰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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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쓰게 된다> -김중혁-비소설/국내 2023. 11. 13. 10:27
1. 모든 첫 문장은 근사하다. 왜냐하면 끝을 보았기 때문이다. 끝이 없는 첫 문장은 출판되지 못한 첫 문장이고, 출판된 모든 첫 문장은 끝이 있기 때문에 근사할 수밖에 없다. 출판된 첫 문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첫 문장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다녀온 다음에 처음 자리에 서 있는 문장이다. p.81 2. "세월호에 내가 아는 사람은 타고 있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과연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이것이 최초의 감정이고 솔직한 마음이라고 해도 이렇게 글을 쓸 수는 없다. 최초의 감정에 이어 여러 가지 다른 마음이 생겨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감정이 ‘이기적인 마음’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월호에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은 없지만, 누군가 알고 있는 사람이 타고 있었으므로 그 사람의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