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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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비소설/국내 2023. 12. 21. 13:24
1.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운명론이거나 정해진 결과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것을 선호하고, 그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모둠살이가 숙명인 인간종(種)의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원하는 지점, 각자의 욕망이 합의되는 지점, 바로 그곳에서 일어날 일은 일어납니다. 각자의 욕망이 부딪치고 서로 만나 추동하며 생성되는 더 큰 욕망의 용광로가 곧 우리의 미래입니다. p.14 2.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모든 변화를 몰고 온 건 아닙니다. 이미 일어나고 있던 변화죠. 누적된 욕망을 바이러스가 마지막으로 건드린 거예요., 이미 무거운 등짐 위에 마지막 깃털이 떨어져 나귀의 허리를 부러뜨린 것입니다. pp.106-107 3. 예전 뱃사공 아저씨는 평생 헬스클럽에 간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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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지 말라> -송길영-비소설/국외 2023. 12. 21. 10:29
1. 우리가 마시는 것은 커피가 아닙니다. 아침에는 각성, 1시에는 위안, 4시에는 해우소라는 감성을 커피에 비유한 것에 불과합니다. ‘커피 한잔 하자’고 할 때의 커피는 얘기 좀 하자는 뜻입니다. 커피는 이야기의 메타포일 뿐이죠. 사정이 이런데 커피를 팔겠다면서 아라비카 같은 품종과 맛에만 신경 쓰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 할 수 없겠죠. 그것보다는 테이블 사이의 간격이나 종업원 옷차림, 그리고 브랜드가 중요합니다. 세계에서 커피를 가장 많이 파는 스타벅스가 스스로 말하지 않던가요. 자기네가 파는 것은 커피가 아니라 문화라고. p.73 2. 제품은 기술의 결과물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팔 것인지는 기술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니 사고의 중심을 기술에 놓지 말고 그것을 쓰는 사람의 일상생활에 놓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