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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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얼굴>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비소설/국외 2023. 10. 24. 11:18
1. 그 어느 날 저녁, 나는 예감하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축복인 동시에 저주요, 은총이자 액운이며, 한계를 모르는 중독이라는 사실을. 사랑과 죽음은 하나이며,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까닭에 사랑한다는 것을. p.15 2. 하지만 많은 낭만주의 시들이 지닌 내면성이라는 게 나는 참 마음에 들지 않고, 아니 때로는 정말이지 넌더리가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진부한 서정성과 태평스러운 목가시풍, 무아경의 자연 예찬과 기이한 비합리주의, 과장된 열광과 도취, 그 모호함과 평온함, 이 모두가 어찌나 철없고 갑갑한지, 어찌나 편협하고 촌스러운지. p.73 3. 로베르트 무질은 언젠가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예술은 무엇을 남기는가?”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우리, 변화된 우리를 남긴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