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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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자 걷지 않으리> -정기동-비소설/국내 2023. 10. 20. 10:42
1. 그러나 축구가 역동적인 것은 무엇보다도 그 넓은 운동장에서 이기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맨몸뿐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두 다리로 숨이 턱밑에 차도록 달리고 몸을 던져 막아야 한다. 상대방과 치고받지 않을 뿐 몸과 몸이 격렬히 부딪친다. 감독의 창의적인 공격론과 과학적인 수비론을 구현하는 것은 오로지 내 몸의 힘과 스피드와 지구력과 유연성뿐이다. 잘 단련된 몸뿐이다. 축구는 인간 맨몸의 집단적 역동성의 최고치를 보여주는 스포츠다. (셋째,) 폭발적이다. 그 정점에 골이 있다. 야구의 역전 끝내기 홈런도 짜릿하고 농구의 버저 비터도 환호성을 지르게 한다. 그러나 야구, 농구를 비롯해서 점수로 승부를 내는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단 한 점이 갖는 폭발력을 축구에 견줄 만한 것은 단언컨대 없다.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