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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비소설/국외 2023. 11. 3. 10:06
1. 올바른 행동의 규범이 되는 정신을 기대할 수 없는 자는 인간의 꼴을 하고 있을 뿐, 고뇌하면서도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살아가는 참 인간이라 할 수 없다. p.31
2.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나 역시 상처를 받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속을 내비치지 않는 것은 배려 따위가 아니다. 비겁한 것일 뿐이다. 비겁한 것과 배려를 혼동한 채 그냥 내버려 두면 끝내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 폭발하는,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p.35
3. 국민에게 이 세상이 사랑과 친절로 가득하다는 착각과 솜사탕 같은 가치관을 심은 장본인은 결국 탐욕스러운 자들의 집단에 지나지 않는, 국가라는 이름의 한 조직이다. 쉽게 세뇌되는 데다 세뇌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국가가 있어 국민도 있다는 부당한 의식을 갖게 된다. p.63
4. 마음과 정신과 혼을 갈고 닦는 데 필요한 것은 오직 자신의 분투뿐이다. 그 밖의 길은 없다. 그 길에서 벗어나는 즉시 혼을 팔아넘기는 쪽으로 기운다.
불안과 주저와 고뇌야말로 살아 있다는 증거다.
살아 있는 한 그런 것들에서 헤어날 수 없고, 헤어나려 몸부림칠 필요도 없다. 살아 있으면서 절대적인 안녕을 얻으려 한다며, 살아 있되 삶을 내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p.127
5. 진정한 목적을 지닌 자는 타인과 교류하는 것을 성가셔 한다.
투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가 생긴 순간 시간이 귀중해져 인간관계를 꼭 필요한 범위로 좁힌다.
고독하고 암담한 쪽은 이들이 아니라, 타인과 맺은 끈끈한 관계를 끊지 못하는 목적 없는 인간들이다. 타인과 불필요하게 교제하면서 유난히 밝은 척하거나 오기를 부리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인간들이다. p.185
6. 고색창연하지만 여전히 설득력 있는 ‘죽음’이라는 숙명의 그림자에 겁을 먹고 그때마다 생의 일부가 훼손되어 앞날을 폐기물이 되기 위한 것으로 정의하고 자포자기하는 것은, 절대 삶을 헤쳐 나가려는 생명과 보편적인 혼을 지닌 자의 태도가 아니다.
죽음 앞에서 움츠러들어 이성을 포기하고, 얼어붙어 있는 것은 바른 길을 벗어난 태도다. 그것은 존재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무(無)의 배후로 숨는 일이며 이는 아직 죽지 않았는데 죽은 자로 행세하는 것이나 같다. p.195'비소설 > 국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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