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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믿어요> -김윤나-비소설/국내 2023. 12. 1. 14:15
1. 다만 한 가지가 있다면, 어릴 대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비교적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상처보다 나를 키우는 일. 마지막 하나 남은 나 자신을 믿어주는 일이 모든 것에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p.23
2. 당신도 그렇게 예민하게, 소심하게, 까칠하게 반응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안다. 대수롭지 않게, 때론 너그럽게 넘기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추측하지 말고 질문해보기를 권한다. 예전처럼 버려지거나 다시 실패할 것만 같이 느껴질 때, 지금 이 사건은 당신의 무엇을 자극했는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답을 구했으면 좋겠다. 나는 ‘질문’이야말로 상처를 조련시킬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고 믿는다.
당신과 상처의 관계에는 분명히 ‘사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마침표 대신 물음표를 찾다 보면 완전히 다른 옵션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전처럼 강한 척하지 않고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고, 모두 너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대신 ‘서운했다’고 고백할 수 있게 된다. 멈추어 질문해야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과 가까워진다. p.36
3. 샌드버그가 ‘옵션 A의 상실은 슬픈 일이지만, 옵션 B가 남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제안했던 것처럼, 남은 차선책을 가지고 얼마든지 행복의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에게 옵션 A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다정하고 따뜻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지 못했고, 돈의 눈치를 봐왔으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갖고 있지 않고, 사회가 기대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그래, 나 그렇다’고 말하는 거다. p.78
4. 모든 관계의 제1원칙은 자기보호이다. 상대가 계속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데 ‘그래도 자식인데...’ 하면서 물러서지 않으면 상처만 깊어진다. 관계에서는 가까이 다가가야 잘 보이는 문제가 있고, 떨어져야 명확해지는 것이 있다. 특히 부모와 자식 간의 감정의 응어리는 오랜 시간 동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경계가 모호해져버린 채 살면서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 참고 견디며 의무를 다하느라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다. 그럴 때는 서로의 팔을 뻗어도 닿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건강한 테두리는 그리는 것이 먼저다. p.85
5. 행운은 넘어진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의 성실한 목소리를 듣고 찾아온다. p.111
6. “내가 쓴 문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한 단어, ‘됐어enough’일 것이다. 적절한 상황에서 말했을 때 그 단어는 영혼을 보호해주며 나이가 들수록 그 말이 쉽게 나온다. 요즘엔 생기를 불어넣어주지 않는 것에 대하여 나는 주저하지 않고 ‘됐거든’이라고 말한다.”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파커 J. 파머) p.128
7. 링 위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다면, ‘enough!’를 외치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된다. p.130
8. “과거가 미래를 망치도록 그냥 두지 않겠어. 그것이 정말 나의 하루보다, 인생보다 중요한지 물어야겠어.” p.146
9. 용서는 단지 상처를 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그들을 향한 미움과 원망의 마음에서 스스로를 놓아주는 일이다. 그러므로 용서는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이자 사랑이다. (달라이 라마). p.167
10. 우는 아기를 달랠 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아기를 달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엄마가 자신을 믿지 못하면 허둥지둥하다가 아기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하던대로해 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온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나는 불안함을 다룰 수 있다’는 확신이다. 더는 너에게 주눅 들지 않을 거라는 믿음 말이다. 이 말은 ‘달라지고싶어 씨’에게 큰 힘이 된다. p.190
11. 타인의 고통 앞에 섰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세 가지 원칙.
1)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어수선하게 말을 덧붙일 필요 없이 “죽으면 편해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구나.”하면 된다.
2) 마음에 관하여 더 질문한다. “언제 그런 생각이 들곤 해?”, “네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더 알고 싶어.”, “그렇게 말할 때 네 마음은 어떠니?” 등.
3)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말해줘서 고마워. 네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어.”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pp.221-223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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