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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시간이 필요해> -유진-비소설/국내 2023. 12. 6. 12:39
1. 일상은 ‘타자에게 강요된 속도로’ 흘러간다. 이 강요된 속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순간은 훌쩍 떠나온 여행의 시간 정도가 아닐까 싶다. 다행히 나는 지금 여행 중이다. 여행이 끝날 때까지 ‘나의 속도’로 모든 순간을 즐기고, 느끼고, 소유하고 싶다. p.7
2. “삶의 의미를 먼 곳이나 대단한 것에서 찾지 마라. 바로 지금 내 모습에서, 내 주변에서 찾아라.” (뮤지컬 ‘피핀’ 中) p.136
3. “고독한 걸 좋아하는 인간은 없어. 결국, 실망하게 될 것이 두려워 억지로 친구를 만들지 않을 뿐이야.” (‘상실의 시대’ 中) p.194
4. “몰라. 그냥 모르고 말래.”
이럴 때마다 나는 아이가 조금만 어려워도 너무 빨리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사실은 내가 아이에게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이었다. 얼마전 아이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나 요즈음 계속 가슴 속에 얼음이 가득 차 있는 것 같아.”
유쾌하지 않은 기분을 말하는 것 같은데 정확히 어떤 마음인지 와닿지 않아 되물었다. 아이는 자꾸 한숨이 나오고, 자기가 하는 것(아마도 스마트폰 사용을 말하는 것 같다)만 계속하고 싶은 기분이라고 답했다. 어른 말로 바꾸자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으로 들렸다. 만약, 반대로 아이가 “우울감이 뭐예요?”라고 물었다면, 나는 아이에게 “가슴 속에 얼음이 가득 차 있는 것 같은 느낌이야”라고 설명할 수 있었을까? p.210
5. 나는 노부부의 뒷모습을 보며, 그들이 지나온 자취를 그려본다. 아마도 저 두 사람도 취향이 달랐을 것이다. 생각도 다르고, 습관도 같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저 부부는 때로 마주 보고, 때로는 같은 방향을 보며 시카고의 노을을 즐기고 있다. 노부부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는 차이를 놓고 서로 치열하게 이야기하고, 다름을 마음으로 존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시간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추었기에, 저렇듯 멋진 조화를 이루어 냈을 것이다. pp.24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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