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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의 위로> -곽아람-
    비소설/국내 2023. 12. 26. 13:50

     

     

    1, 예술은 사물을 재현하거나 형식을 구축하거나 경험을 표현하는 의식적인 인간행위인데 이 경우 그러한 재현, 구축 또는 표현의 산물은 기쁨이나 흥분, 충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W.타타르키비츠, 손효주 옮김, 『미학의 기본 개념사』(미술문화)에서. p.20

     

    2.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발굴지의 이천 년 전 무덤들과 현대의 무덤이 공존하고 있다. 고고학도인 강주가 늘 대하는 주검은 그저 삶의 한 양상이지만, 양지바른 무덤을 보면 그 옆에 누워 담배라도 한 개비 피우고 싶어진다. 층층이 쌓인 삶의 각질과 죽음,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강물 속에 인류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오늘도 주검을 거두며 시간의 강은 살쪄가는 것이다. -강석경, 『내 안의 깊은 계단』(창작과 비평사)에서. pp.28-29

    3. 사람을 사귈 때면 항상 마음속 지층을 가늠해 본다. 이 사람은 어느 층위까지 내게 보여줄 것이며, 나는 내 안의 어떤 층위까지 그를 허용하고 인도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층위마다 차곡차곡 고인 슬픔과 눈물과 어두움과 절망과 상처와 고통, 기쁨과 웃음과 약간의 빛의 흔적... 나는 손을 내밀며 상대에게 묻는다. 더 깊은 곳까지 함께 내려가 주겠냐고, 그 어떤 끔찍한 것을 보게 되더라도 도망치지 않을 수 있겠냐고. pp.37-38

    4. 생각하는 만큼 인간은 발전한다고 믿는다.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뇌의 다른 부위를 흔들어 깨워 억지로라도 열심히 쓰다 보면, 우수함을 타고난 이들만큼은 못해도 서당개 3년에 풍월을 읊는다, 어느 정도 문리가 트이게 된다. 뇌도 근육이라 잠들어 있던 부분을 인식하고 단련하면 힘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pp.209-210

    5. “허무는 가장 자양분이 많은, 생산성의 토양입니다.” p.215

     

    6.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Es irrt der Mensch, solang’er strebt).”(=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괴테,『파우스트』p.216

    7. “선한 인간은 어두운 충동에 사로잡혀 있을지라도, 바른 길을 잘 의식하고 있다.” 괴테,『파우스트』 - p.220

     

    8. “오랜만에 아름다운 착각 속에 빠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문학이 하는 일도 우리를 이러한 착각 속에 빠뜨리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p.229

     

    9. “현명한 이는 어떤 것도 마지못해 하거나 분노한 채로 하지 않는다.” p.308

     

    10. 미래에 관한 모든 질문 앞에서 나는 자신이 없었고, 대답을 유예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현실을 즉답을 요구했다. 괴로움은 그 간극에서 왔다.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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