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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오기 전에> -마르셀 프루스트-소설/국외 2023. 12. 26. 14:49
1. 우리 영혼의 모습은 하늘만큼이나 시시각각 바뀐다. 우리의 불행한 삶은 그것이 감히 닻을 내리기를 두려워하는 관능미의 바다와 정박하기에는 벅찬 정숙함의 항구 사이에서 정처 없이 표류한다. p.85
2. 우리는 우리의 즐거움을 선택하면서 동시에 고통을 스스로 결정합니다. 고통은 즐거움의 이면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만약 즐거움이 무엇인지 경험하지 못했다면 질투도 몰랐을 겁니다. 질투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이와 나누는 즐거움을 상상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pp.108-109
3. 이제 정원은 흙탕물로 뒤덮인 황폐해진 들판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5시경 마침내 모두 안정을 찾자 정원은 자신을 덮은 물이 고요해지고 맑아졌으며 형용할 수 없는 황홀감에 빠진 것을 느꼈다. 분홍과 파랑의, 숭고하면서도 허약한 천상의 오후가 정원의 침대 위에서 쉬었다. 물은 그것을 덮지도, 방해하지도 않았지만 그것의 슬프면서도 먼 시선은 한층 사랑으로 가득했고 눈부신 아름다움은 그보다 더할 수 없을 만큼 충만해졌다. 그때부터 광활한 하늘의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늘이 연못에 비치는 모습을 보러 종종 이곳을 찾았다.
모든 꽃들이 꺾이고 완전히 피폐해졌을지라도 눈물로 가득하여 하늘을 투영할 수 있는 가슴은 행복하다.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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