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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비소설/국외 2023. 12. 28. 13:13
1. 그리운 너의 미소. 우리는 그리움 속에서 시들어가고, 그 안에서 켜켜이 쌓이는 삶을 깨닫기도 한다. p.8
2. 나는 자유롭게 떠돌며 웃음 가득한 그 말들이 영원히 계속되리라고 믿었다. 우리 삶 위로 드리워진 죽음의 잎사귀를 잊고 있었다. 죽음의 잎사귀가 단숨에 어두워진다는 사실과 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사람일지라도, 여름날 저녁, 커다란 나무들이 쌀쌀함과 어둠을 줄 때 어깨에 걸친 스웨터의 부드러운 촉감을 더해주며 말을 건네는 사람일지라도, 죽음은 그 사람 위로 잎사귀를 떨군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p.31
3. 너는 부족한 시간과 학교 일, 게걸스레 애정을 먹어 치우는 아이들에게 빼앗긴 기력을 자연에서 되찾곤 했다. p.63
4. 그들(남자들)이 보기에는 여자를 붙들어둘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결혼이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면, 결혼생활을 월급 받는 일이나 토요일마다 장을 봐야 하는 일처럼 피할 수 없는 부역이나 고역으로 여긴다. 아내를 맞이하고 난 후에는 더 이상 아내를 생각하지 않으며, 컴퓨터 게임을 하고 선반을 고치고 정원에서 잔디 깎는 기계를 돌린다. 이는 악천후처럼 고난 가득한 삶에서 그들이 휴식하는 방법이며, 떠나지 않고 떠나는 방법이다. 남자에게는 결혼과 함께 무언가가 끝난다. 여자는 반대여서 무언가가 시작된다. 여자는 청소년기부터 자신만의 고독으로 곧장 나아간다. 고독과 결혼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독을 향해 곧바로 나아간다. 고독은 체념일 수도 있고 힘일 수도 있다. 결혼을 하고 나서 여자는 그 둘 모두를 발견한다. 결혼은 여자들이 가장 자주 원하는 이야기다. 여자들만이, 오로지 그들만이 은밀히 꿈꾸고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하는 이야기. 하지만 때로는 진저리치며 달아나기도 한다. 그들은 혼자가 되기 위해, 그로써 충만해지는 자신을 찾기 위해 떠난다. pp.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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