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베세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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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설렁설렁> -다나베 세이코-비소설/국외 2023. 11. 23. 15:32
1. 그래서 우리는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써 보고 어느 지점까지 왔을 때, “이 정도면 됐어.” 라며 단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된다. p.26 2. 사랑하는 것이 인생의 주연이라면 사랑받는 것은 인생의 조연에 불과하다. p.97 3. ‘그럼’이라는 말에는 ‘그렇다면 안녕히 가세요’라는 의미도 있고, 더 깊이 들어가면 ‘우리는 운명이 시키는 대로 헤어지지만, 이건 내 본의가 아닙니다. 그러나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운명의 흐름을 거스르겠다고 발버둥 쳐도 소용없습니다. 행복했던 옛 추억은 가슴에 묻고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도 새로운 미래에 희망을 가지세요. 당신이 더 재미있는 인생을 살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함께해 줘서 고마웠어요.’ 이 내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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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안녕이면, 땡큐> -다나베 세이코-비소설/국외 2023. 11. 21. 11:05
1. 세상만사가 내 맘대로 풀리지 않듯 상대가 자신의 생각대로 해주기를 바라면 금세 지치고 만다. “지금 좀 힘드네”라는 마음이 들면 “뭐, 그럴 때도 있지”하며 털고 일어나면 된다. p.10 2. 아무리 마음에 든 상대라도 ‘기다리는 여자’가 되면 남자에게는 무겁게 느껴지고 만다. 결국 남자에게 무한 애정을 보내도 여자의 사랑도 점차 바래지고 말 것이다. 내 소설 《사랑의 환멸》 속 주인공 마유코의 이야기이다. “아무리 다정해도 소용없어요. 그런 거 백 개를 모아 봤자 성실함이 되지는 않아요!” p.69 3. 못된 점만 눈에 들어오는 인간이 있다. 그런데 사실, 타인의 나쁜 점을 찾아내려고 해봤자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건 아무것도 없다. 단점을 비난하고 힐난해봤자 서로에게 남는 거라고는 상처와 너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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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의 휴가> -다나베 세이코-비소설/국외 2023. 10. 25. 10:11
1. ‘굳이 말하자면 만족’이라고 여길 정도면, 딱히 고생해서 기정을 꾸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여자는 ‘굳이 말하자면’이란 말로 마음을 다잡고 있는 걸 텐데, ‘굳이 말하자면’이란 말로 덧없는 체념, 이렇다 할 이유 없는 자조를 넌지시 드러내는 것인데, 남자는 여자가 완전히 만족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p.22 2.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자연의 본능일지 모르지만, 자식이 부모한테 효도하는 것은 인공적 노력을 요하고, 나아가 아내가 남편에게 헌신하는 것은 인위적 노력을 요한다. 그렇게 봤을 때 여자는 궁극적인 부분, 즉 먹이를 날라다 주는 것에서만 남자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 이것이 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른다. 사이가 좋은 남편과 아내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어쩐지 《이십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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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밤의 코코아> -다나베 세이코-소설/국외 2023. 10. 20. 12:42
1. 비 내리던 그날 밤, 내가 야근하며 남아 있던 그 밤의 즐겁고 자연스럽고 훈훈했던 분위기는 이제 다시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연애라는 건 시작되기 전이 가장 멋진 건지도 모른다. p.46 2. 남들에게 구두쇠로 보일까봐 걱정하는 사람은 본성이 구두쇠인 것이다. p.52 3. 그 모습을 보자 아무래도 별로 행복하지 않은 선생님의 결혼 생활이 그려졌다. 선생님의 얼굴은 역시 내게 두두 하고 가슴 뛰는 그리운 안타까움을 불러왔지만, 그 옛날 순수의 결정과도 같았던 마음하고는 질이 달랐다. 그 사랑은 내 마음 속에서 통조림이 되어 있었다. 공기 통조림. 열어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소리도 나지 않는, 뭔가 채워져 있지만 그것이 통조림이 됐다는 사실밖에 알 수 없는 통조림이었다.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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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시간> -다나베 세이코-소설/국외 2023. 10. 20. 11:36
1. 밝은 곳에서 보니 고로는 살이 올라 나이가 들어 보였다. 그리고 평범하고, 미미와 마찬가지로 거무스름해진 것 같고, 어디가 어떻다고 할 순 없지만 비누로 씻어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생활의 찌든 때가 느껴졌다. 그 때문에 딱히 고로가 비참해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보고 있는 이쪽이 안타깝고 슬픈 생각이 들었다. pp.49-50 2. 나는 끈적끈적한 친절은 달갑지 않고 가만 내버려 두는 것이 친절이라고 생각한 적이 많다. 나는 쓸데없는 질투나 참견을 너무 자주 친절이라고 착각하는 세상 풍습이 싫어질 때가 있다. p.81 3.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나는 고의 그런 버릇을 옛날부터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알고 있다. 하지만 옛날만큼 일일이 귀에 거슬려하지 않는 것은, 내가 고의 버릇에 익숙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