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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임경선-비소설/국내 2023. 10. 31. 10:18
1. 만일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며 또 하나의 인생을 자신에게 주어진 옵션이라고 착각하고 제멋대로 상상하던 나는 뭐랄까, 내가 현재 살고 있지 않은 대안의 삶에 멋대로 싸움을 붙인 후 알아서 지고 있었다. 대안의 인생, 그런 건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다. 행여 있더라도 분명히 내가 선택하지 않은 '저쪽 인생의 나'도 똑같이 '이쪽 인생의 나'를 시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p.25
2. '목소리가 크고 공격적인 사람들을 피하십시오. 그들은 영혼을 괴롭힙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한다. 이런 사람들이 기분 나빠지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려는 습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는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데 난 내 주장이 없어서 굴복당한 기분이라 그 무지와 무기력함이 불편하고 기분 나쁘기 때문이기도 하다. p.179
3. '난 자존감이 없어요'라는 말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은 자존감은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아 애정 결핍에 시달리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외모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만이 참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대체 우리 중에 그런 행운을 타고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문제를 끌어안고 살아간다. 성장기 시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고 해도 어떻게든 상처받은 '마음 속 아이'를 달래가면서 버텨나간다. 행동함으로써 자존감을 후천적으로 확보해 나간다.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면서 타인의 단단한 모습은 '타고난 행운 탓'으로 쉽게 정의하려 든다면 그것은 노력하기 버거워하는 나의 모습을 외면하려는 자기 보호적 태도가 아닐까. p.192
4. 자존감이 소중한 것은,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때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상대의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이해할 포용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에 묶여 자신에게 가혹한 사람이나, 자신의 껍데기 안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서도 역시 가혹하거나 깎아내리려 할 뿐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의식은 강하지만 자존감은 낮아 자신의 문제를 상대에게 투영함으로써 해소한다. 자존감이 낮다면서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해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감정 노동 시키며 기를 빼앗는다. pp.193-194
5. 대개 관계에서 무리한 사람은 "내가 이렇게 했으니까 언젠가는 내가 바라는 보답이 돌아올 거야"라면서 내심으로라도 대가를 기대하는데, 보답이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어느 날 그 욕구는 마침내 밖으로 터져 나오고 그것을 받아내려고 쌍심지를 켠다. p.196
6. 작은 것은 흘려보내고 큰 것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도 챙겨야 나중에 큰 것도 챙길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담합의 유혹에 내가 설득당할 때, 잘못된 관행은 점점 고착될 수밖에 없다. p.219
7. 아마 상대는 당신이 자신의 부탁을 감히 거절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어 당황해하며 언짢아 할 것이다. 순간 '내가 너무 야박한가?' 싶겠지만 거절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상대일수록 끝까지 거절해야만 하는 상대인 것이다. p.227'비소설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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