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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김숨-소설/국내 2023. 11. 8. 10:15
1. 아침이 되어 그녀가 뒷마당 세면실로 갔을 때 소녀들이 저마다 울면서 피 빨래를 하고 있었다.
소녀들은 서로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녀는 아래가 부어 다리를 제대로 오므릴 수 없었다. 송충이에 쏘인 것처럼 따갑고 오줌이 찔끔찔끔 나왔다.
금복 언니가 동숙 언니에게 말했다.
같이 죽자.
해금의 아랫입술은 간밤에 다녀간 일본 장교가 깨물어서 거무스름하게 부어 있었다. 피를 배불리 빨아 먹은 거머리가 게으르게 달라붙어 있는 것 같았다.
첫날 모두 몇 명이 다녀갔는지 그녀는 모르겠다.
군인들은 열세 살이던 그녀를 밤새 공기놀이하듯 가지고 놀았다. p.43
2. "나는 위안부가 아니야.“
“나는 윤금실이야.”
“역사의 산증인 윤금실이야.” p.238'소설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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