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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의 힘> -하랄드 브램-
    비소설/국외 2023. 11. 9. 11:17

     

     

    1. ‘모든 이론은 회색이다.’ 어떤 이론이든 흑이나 백으로 명확히 규정할 수 없다는 뜻. p.18

    2. 그럼에도 개성은 사회적 취향이나 유행을 변형시켜 모자이크처럼 짜 맞춘 혼합물일 뿐이다. 잘 짜 맞춰진 모자이크를 구성하는 개별 요소를 보다 집중적으로 관찰한다면 실상이 보인다. 현실은 사물의 외형에 드러난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 이면을 살펴봐야 비로소 진실이 실체를 드러낸다. p.23

    3. 빨간색은 군중심리를 자극하기에 대단히 효과적인 색상이다. 투쟁, 활동, 다이내믹 등 단어가 연사되는 투우, 축구선수들의 유니폼에 붉은색을 애용하는 이유다. 2002년 대한민국 국민들을 열광케 만들었던 붉은 악마 티셔츠를 떠올려보자. p.37

    4. 괴테에 따르면 같은 빨강 계열이라도 어두운 자주색은 진지함과 품격, 애정, 매력의 느낌을 담고 있다. 파우릭에 의하면 벽돌색으로 사용되는 빨간색은 작열하는 힘의 상징이며, 주황색은 힘이 약해 보이는 반면, 강한 폭력성을 의미한다.
     파란 빛깔이 나는 빨강은 균형, 고정 그리고 제어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색이다. 분홍과 보라는 감성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약한 파스텔 계통의 장미색은 부드러운 색이며 갈색빛깔에 가까운 빨강은 조용한 분위기를 낸다. 이런 특성들은 여러 상황에서 따른 색 반응과 함께 사람의 감성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종합한 것이다. pp.49-50

    5. (...) 파랑은 모든 문화를 통틀어 영혼, 하늘, 신을 의미한다. p.61

    6. 파랑은 ‘종교적인’ 색이다. 한없는 사랑을 갈구하는 감정을 나타낸다. 자궁 속 최초 생명체에 주어지는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한 영원한 그리움을 의미한다. 빨강이 흥분, 매혹같이 떠들썩한 느낌을 준다면 파랑은 정반대다. 고독의 세계에서 느끼는 내면의 조용함을 나타낸다. 무한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자연을 바라보면 파랑이 ‘낭만을 상징하는 색’이란 사실이 별로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pp.63-65

    7. 독일에서도 ‘파랗게 되나’란 말을 자주 쓰는데 빈둥거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즐긴다는 뜻이다. (...) 파랑은 ‘억지로 주입시키다’란 말과 관계가 있다. 공장 등지에서 물체를 ‘마구 때린다’는 말과도 연관이 깊다. 특이하게도 고어를 보면 ‘억지로 주입시키다’란 말은 또 ‘시간을 헛되이 보내다’, ‘무단 결근을 하다’와 연결이 된다. p.70

    8. 믿음직하고 듬직한 사람에게도 파란색 심상을 입힐 수 있다. 작업복이 상할 정도로 성실하게 책임감 있게 일하는 이들을 우린 ‘푸른 사람’이라고 한다. 여기에도 신뢰를 뜻하는 파랑이 반영됐다. p.74

    9. '수동적, 조용함, 멀리 떨어짐, 후퇴, 차가움, 젖음, 미끄러움, 깨끗함, 냄새 없음, 낮은 목소리, 하늘, 바다, 그리움, 타향, 꿈, 우울함, 숙고‘
    터키색은 파랑 계열에서도 특별하다. 가장 차가운 느낌이다. 여름처럼 차가움, 미끄러움, 물기 있는, 산의 물, 신비스러운 빛, 전자 섬광, 변덕스러운, 창백함, 청결함 등의 단어와 연관이 있다. 심리학적으로는 ‘차가움’과 ‘청결함’을 나타낸다. p.78

    10. 독일 옛말에 ‘질투의 노랑’이라는 어구가 있다. 실제 차가운 이미지의 레몬색 노랑은 불쾌한, 악의가 있는, 인공적인, 위험한 혹은 아픈 등의 수식어와 어울린다. 그러나 순수한 노랑에서는 태양, 낮, 따뜻한, 밝은, 활동적인, 자유로운, 아주 가벼운, 팡파레의 울림, 강한, 재미있는, 화려한, 호기심, 주의, 신경과민과 같은 말을 떠올릴 수 있다.
     금색은 빛나는, 햇볕이 잘 드는, 자극적인, 따뜻한, 가벼운, 훤히 비치는, 쾌활한, 좋은 기분, 곡식의 이삭, 넓음, 개방, 젊은, 사교적이라는 단어를 연상케 한다. 빨강빛을 띤 노랑은 기쁨의 감정과 만족스러운 인상을 준다. pp.95-97

     

    11. 사실 네잎 클로버의 상징이 지나온 역사는 인간사만큼이나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한 전설에 의하면 ‘이브가 낙원에서 추방될 때 아담과의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기 위해 초록의 네잎 클로버를 따 가지고 갔다’고 전해진다. p.109

    12. 영생을 뜻하는 초록 식물의 이미지는 우리 생활에도 드러난다. 시체에 화환장식을 하는 일은 초기 이집트 시대나 그리스인, 로마인에게도 이미 일상적인 풍습이었다. 오늘날 독일에서도 죽은 사람을 추모하기 위해 무덤 위에 화환을 놓는다. 이때 늘 푸른 침엽수가 자주 쓰인다. 육체와 생명이 파괴되지 않고 생태계 안에서 순환하기를 바라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p.113

    13. 초록은 심리적으로 불변성, 의지력 그리고 수면 상태의 힘을 의미한다. 여기엔 조용함과 잘 조화된다는 뜻도 깔려 있다.
    (...) 연두색은 노랑의 능동성을 많이 지니고 있다. 그래서 자극적이고 쾌활하며 따뜻하고 자연적이며 밝고 자유로우며 유익한 이미지로 나타난다. 여기엔 조심스러운 시작, 성장, 미숙함 등의 심상도 보인다. 봄 새싹에서 신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는 색상이 연두색이다.

     초록에서 노란빛이 많이 감돌수록 더욱 더 명랑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차가운 레몬즙 같은 인상이 보일 땐 다른 이미지로 순식간에 변한다. 독이 있어 위험하거나 정반대로 허약한 의미로 보이기도 한다. 창백한 느낌의 청록은 중세 시대 질병, 나병, 부패, 죽음과 반역을 뜻하는 색이었다. p.119

    14. 마지막 나무가 뽑히고, 마지막 강은 독으로 더렵혀지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혔을 때에야 비로소 사람은 돈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크리족의 예언) p.123

    15. 주황색 옷을 본 사람은 색이 지닌 특성을 곧바로 이해하게 된다. 긍정적인 심상(따뜻함, 편안함, 말이 잘 통함, 깨달음)과 부정적 느낌(공격적, 강요, 과장)을 각각 생각해 볼 수 있다.

    주황의 이러한 이미지는 광고 등에서 곧잘 응용된다. 광고에 나오는 주황색은 따뜻하고 성숙해 보이는 효과를 노리는 일종의 장치다. p.127

    16. 사춘기 이전의 청소년에게 빨강과 파랑은 성적 경향을 나누는데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보라는 그 중간 지점이다. 한 사내아이가 빨강(남성) 성향을 보였다고 해도 보라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보라가 심리적으로 고정된 취향을 나타내기 보다는 일시적으로 상황에 따라 선택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서다. p.133

    17. 보라는 민감, 변화, 매혹적인 쾌락 등을 의미한다. 색조가 어두워질수록 부동적이면서 강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반면 밝은 보라(릴라 등)는 자극받기 쉽게 상대를 유혹해 마음을 흔드는 힘을 지닌다.
    (...) 보라는 육체적 욕망과 연관이 깊다. 그래서 지적이고 합리적인 성숙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이 색을 싫어한다. p.137

    18. 초록이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 자아, 영혼, 의지를 앞세우는 느낌이라면, 갈색은 자아의 신체적인 면에 집중한다. 갈색에는 쉽게 살아간다는 의미가 내포돼 지나친 향유를 뜻하기도 한다.
    갈색은 육체의 민감성을 쉽게 드러낸다.
     (...) 갈색은 패션, 광고 그리고 제품 등에 종종 사용됐던 색으로 과거부터 널리 쓰였다. 갈색은 취향, 성숙, 넉넉한 부피와 원산지의 정통성(담배, 커피, 아이스크림)을 암시한다. 따라서 갈색은 육체적 만족에 연관된 ‘커다란 효용’을 상징한다. p.144

    19. 우리 눈으로 검정이라고 인식하기 위해선 적어도 5%의 빛 반사가 필요하다. 결국 우리가 보는 검정은 짙은 회색일 뿐이다. (프릴링) p.148

    20. 검정은 우아함, 슬픔, 차별성의 세 가지 의미를 가진다. 또한 유행을 타는 색이기도 하다.
    검정 의상을 착용한다는 의미는 남들과 달라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세상과 자신을 경계 짓는 일이기도 하다. 검정 리무진, 검정 양복, 검정 서류가방 등에는 다채로운 색으로 둘러싸인 세상과 차별화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p.158

    21. 검정은 무정부주의자처럼 끊임없이 반대를 표하는 색이다. 그러나 검정의 성향은 생각보다 다양한 면모를 보인다. 예를 들어 검정은 죽음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장례식을 진지하고 겸손해보이게 하는 기능도 가진다. p.164

    22. '주역‘은 음양으로 세계를 그리는데, 그 중 양을 ’킨(Kien)'이라고 한다. 킨은 창조, 하늘 등을 의미한다. 음은 ‘쿤(Kun)'이다. 이는 ’맞아들임, 땅‘을 뜻한다. 음양은 상반돼 보이면서도 서로 보완하는 관계다. 영혼과 자연, 하늘과 땅, 시간과 공간 등도 음양의 속성을 띤다. pp.169-170

    23. 인간에게 명암은 색 인식의 기본이다. p.178

    24. 회색은 엄밀히 색이 아니면서, 밝지도 어둡지도 않다. 그래서 우린 여기에서 자극을 느끼지 못하며 심리적 의도에서도 자유롭다. 검정과 하양의 중간에 위치하며 두 색상에 의해 생겨났다는 사실 외에 특별한 건 없다. 색 사이에 놓이면 주체도 객체도 아니고, 내부에 있는지 외부에 놓였는지도 불분명하다. 긴장감도 해방감도 느낄 수 없는 게 회색이다. 회색은 그래서 오로지 경계, 즉 소유자가 없는 영역에 속한다. 경계, 윤곽 그리고 분리의 기준으로서 양극단을 이을 수 있는 추상적인 색상이다. 회색은 그래서 어떤 이론으로부터도 자유롭다. 회색은 곧 모든 이론이다. (뤼셔) pp.179-180

    25. 회색은 무채색으로서 원시적인 색인 검정과 하양 계열에 속한다. 그렇지만 이들 색만큼 회색을 분명히 정의하긴 힘들다. 회색은 두 극단의 색 사이에서 중립을 나타내고, 그래서 무미건조하고 공허한 느낌을 자아낸다. p.186

    26. 금이 광채가 나는 태양의 남성성을 담고 있다면 은에서는 여성성이 느껴진다. 서늘하고 차가운 은색은 달의 광채를 연상케 한다. p.188

    27. 은색이 만약 금색과 결합한다면 그 전보다 가치가 더욱 빛날 수 있다. 그럼에도 은색은 금색과 같이 따뜻함, 진실성 등 성향을 갖추지 못했다. 은색은 본질상 차갑고 내향적이며 합리성을 띤다. 금색과는 달리 의도적인 거부, 자제심, 감정의 억제 등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은색을 사용한 제품이나 포장은 고귀하고 값지다는 인상을 준다. 거부감 없이 포용하는 자세를 나타내 품위마저 느끼게 한다. p.191

    28. 우리가 정보를 얻을 때 사용되는 감각의 분포.
    1) 시각 83% 2) 청각 11% 3) 후각 3.5% 4) 촉각 1.5% 5) 미각 1% p.197

    29. 식물 경우 팽창하는 느낌의 빨간빛 아래에 놓인 종류는 빛을 향해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빨간 유리로 된 온실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네 배 정도 빠르게 큰다. 파란빛은 반대로 작용한다. (...) 인간에게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된다. 빨간빛 아래에서 상처는 빠르게 치료된다. 파란빛은 신장 부근의 내분비 기관의 호르몬 기능에 영향을 주면서 동시에 혈관을 수축시킨다. 따라서 파란빛은 종양이나 갑상선종 등을 제거하는 데 응용될 수 있다. p.206

    30. 색의 특별한 기능(인도 의학자 가디알디)
    1) 파랑: 생명력을 높이고 열을 내리게 한다. 신경을 안정시킨다.
    2) 보라: 장을 튼튼하게 하고 임파선을 자극한다. 또한 힘을 강하게 한다.
    3) 자주: 성욕을 높이면서 정맥을 자극한다.
    4) 빨강: 적혈구를 만들고 감가기관을 돕는다.
    5) 주황: 폐 조직을 형성하고 임파선을 자극한다.
    6) 노랑: 신경 조직을 강하게 하고 소화를 촉진하며, 위를 자극한다.
    7) 연두: 뼈를 형성하고 박테리아를 죽인다.
    8) 청록(터키색): 피부를 탄력 있게 한다. p.208

    31. 색의 밝기와 거리 효과를 고려하여 피실험자가 빠르게 인식한 색 순서: 노랑→주황→빨강→초록 p.209

    32. 색의 선호도
    1) 어린이: 모든 기본 색상, 혼합한 색상은 거의 선호하지 않음
    2) 청년: 밝고 생기발랄한 느낌의 색
    3) 사춘기: 갑작스럽고 별나면서 문제성을 띤 색상
    4) 성인: 진하고 빛나는 색상, 혼합 색상
    5) 노인: 어둡고 흐릿한 색상 p.210
    6) 고소득자: 파스텔 톤, 다양한 색상, 명암 차이나 음영 표현을 활용한 순수한 색
    7) 저소득자: 번쩍이면서 단순한 색상, 자극적인 톤
    8) 도시: 차가운 색상, 파스텔 톤, 초록과 파랑 선호
    9) 시골: 진한 색, 빨강과 무늬 선호
    10) 정신 노동자: 파랑
    11) 육체 노동자: 빨강
    12) 내향적인 사람: 무겁고 어두운 색상, 혼합색
    13) 외향적인 사람: 강하게 빛나는 색상, 원색 pp.210-211

    33. 색의 상징성(융)
    1) 빨강: 화성, 철, 다혈질, 남성
    2) 노랑: 태양, 금, 낙천적, 남성
    3) 초록: 달, 은, 냉정, 여성
    4) 파랑: 지구, 우울, 여성 p.212

    34. 색과 점성술
    1) 빨강: 용기와 호전성
    2) 노랑: 위엄과 생명력
    3) 초록: 사랑과 이로 인한 행복
    4) 파랑: 정복과 지혜
    5) 하양: 결백과 희생
    6) 자주: 판단력과 노련함
    7) 검정: 인내와 사려깊음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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