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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져 내리다> -스콧 피츠제럴드-
    소설/국외 2023. 12. 7. 13:33

     

    1. 2년 동안 무언가를(그것이 내면의 속삭임인지는 모르겠지만) 지키기 위해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멀리해 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아침의 칫솔질부터 친구와의 저녁 식사까지 삶의 모든 행동이 힘겨운 노력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오랜 시간 사람이든 사물이든 좋아하지도 않는 걸 좋아하는 척 허접한 흉내면 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사랑조차 사랑하려는 시도가 되어버렸고, 편집자나 담배 장수, 친구의 아이와 가졌던 허물없는 인간관계조차 의무감에 충실했던 일로 기억될 뿐이었습니다. p.28

    2. 그녀는 그렇게 자신이 겪은 과거 고통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얼핏 듣기에도 내 고통보다 훨씬 비통해 보였지요. 그녀는 어떻게 그런 고통과 마주했고 무시했으며 이겨냈는지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뭔가 반발심이 들긴 했지만 내가 원체 생각이 느린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바로 그때 머리에 생각이 스친 겁니다. 타고난 에너지 중에서 가장 전달하기 힘든 것이 바로 활력이라는 것을요. 주스가 면세품이던 시절 그것을 유통하려고 했으나 언제나 성공하지 못했던 것처럼, 활력은 결코 받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건강이나 갈색 눈, 명예, 바리톤 목소리처럼 처음부터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못한 것이지요. 잘 포장해 집에 가져와서 요리해 먹을 심산으로 그녀에게 활력을 좀 나눠달라 부탁해 볼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결코 그것을 가져갈 수는 없어요. 아무리 자기 연민의 깡통을 들고 서서 천 시간을 기다린다고 한들 절대 안 될 겁니다. pp.31-32

     

    3. “오래전에 내게 있던 뭔가가 이제는 사라져버렸어. 그게 사라졌으니, 없어졌으니, 이제 울 수도 없군. 신경 쓸 수도 없어. 더 이상 돌아오지 않을 테니.” p.250

    4. 물론 지나친 사랑은 금물이다. 아버지가 딸에게, 혹은 어머니가 아들에게 과도하게 집착함으로써 상처를 줄 수 있음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나중에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는 결혼 상대에게 똑같은 맹목적인 애정을 요구하게 되고, 만약 거기에 실패하면 사랑과 삶에 큰 상처를 안고 돌아설 것이다.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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