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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으로 남기지 마, 수영> -이현진-비소설/국내 2023. 12. 8. 13:55
1. “내 안에는 개그맨 박나래가 있고, DJ 박나래가 있고, 인간 박나래 등등 박나래가 정말 많다. 그래서 개그맨 박나래일 땐 망가지는 게 하나도 창피하지 않다.” p.90
2. 사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무서운 건 혼이 나거나 싸우는 상황 자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감정이 상한 채로 헤어지고, 그래도 멀어지는 것이 더 두렵다. 그래서 웬만하면 기분 상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바로 “아까 미안했어. 말이 심했던 것 같아. 그것 때문에 오늘 집에 가서 마음 상하지 않았으면 해.”하며 먼저 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면 집에 가서 후회도, 상대와 멀어진 느낌도 많이 들지 않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구한 날 먼저 사과하고 매달리는 건 아니다. 어느 날은 ‘어휴, 그래. 나도 짜증나!’하고 홧김에 돌아와 버릴 때도 있다. 하지만 꼭 그럴 때마다 걸음을 떼면 뗄수록 상대와 더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그게 싫어서 말할까 말까 싶을 때면 그냥 말하는 쪽을 택하는 거다. 사람과 틀어지고 멀어지는 게 싫어서 설령 혼이 나더라도 ‘그래, 날 미워해서 혼내는 게 아니니까. 저 사람도 얼마나 불편할까. 내가 더 다가가야지.’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그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한 번 해 보고 싫어하는 것 같으면 나도 더 이상 다가가지 않는다. pp.103-104
3. “숨을 시원하게 들이마셔 봐! 아침을 시작하는 첫 공기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움츠러들지만은 않을 거야.” p.113
4. 배영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삶과 같다. 잘 가고 있는 건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서 더욱 그렇다. 특히 수영에 익숙한 나도 배영 중의 터치는 언제나 두렵다. 언제까지 가야 하지, 부딪치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다. 이런 불안을 가지고 쉼 없이 팔을 젓는 배영은 쉬는 순간조차 계속 팔을 휘저으며 나아가야 하는 우리 인생 같다.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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