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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오은영-비소설/국내 2023. 12. 15. 15:11
1. “아빠는 네가 내 아이라서 진짜 행복해. 사랑한다.”
“엄마는 널 보면 ‘우와, 어떻게 이런 보물이 태어났나?’하고 생각할 정도로 정말 행복해.” p.20
2. 우리는 너무나 많은 말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많은 말이 종종 관계를,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해요. 아이에게 뭔가를 지시할 때도, 훈육할 때도 그렇습니다. 아이가 꼭 따라야 할 중요한 지시는 한 번만 말해주세요. 그게 좋습니다. p.22
3.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정말 궁금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묻지 마세요. 감정이 격할 때는 까닭을 묻지 마세요. 아이뿐만이 아닙니다. 그 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감정도 마찬가지예요. 나중에 아이와 부모의 상태가 편안해진 상황에서 넌지시 물어보세요.
오해는 마세요. 마음을 수긍해주는 것이 아이의 뜻대로 해주는 것은 아니에요. 사줄 수 없는 것은 사줄 수 없고,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겁니다. p.26
4. 우리는 언제나 마음을 해결해주려고 합니다.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 더한 것 같아요. 갖고 싶은 장난감을 사지 못해서 속상한 아이의 마음, 마음에 든 샌들을 사지 못하고 돌아와 아쉬운 아내의 마음은 그냥 두어야 합니다. 마음은 해결해줄 수도 없고, 해결해줘서도 안 되는 거예요. 마음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마음의 주인뿐이에요.
마음의 해결이란 불편한 감정이 소화되어 정서의 안정을 되찾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하려는 마음의 해결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끝’을 보는 겁니다. 상대가 징징거리는 행동을 멈추고, 상대가 쏟아내는 속상함과 아쉬움의 말을 ‘그만’하는 거예요. 그렇기에 화를 내서 못 하게 하거나 목청을 높여서 자꾸 설명합니다. 비난하고 협박하고 애원도 해요.
왜 그렇게 상대의 마음을 해결해주려고 할까요? 상대의 불편한 마음 이야기를 들으면 내 마음이 불편해지기 때문이에요. (...) 내 마음이 편하고 싶어서 상대의 정서를 억압하는 거예요. pp.44-45
5.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안 돼”라고 말하기에 앞서, 벽지를 바르기 전에 초배지를 바르듯 아이 마음에 초배지를 먼저 발라주세요. 지침을 주기 전에 “엄마가 너를 사랑하지만 못 들어주는 것도 많아” “혼내는 거 아니야. 너에게 이걸 꼭 가르쳐줘야 해서 말하는 거야” “아빠가 너를 사랑하지만 이건 못 들어줘”라고 부드럽게 말해주세요. 이렇게 말하고 나서 지침을 줄 때는 무섭지 않은 표정으로, 너무 크지 않은 목소리로 말해주세요. 하지만 분명하게 말하셔야 합니다. p.57
6. 대개 아이들은 문제 상황에 처하면 본인이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어도 무척 당황해요. 굉장히 두려워합니다.
어린아이만 그런 것이 아니에요. 제법 큰 아이도 그렇습니다. 아이는 그 순간 부모가 자신을 안심시켜주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고 부모가 말해주기를 바랍니다.
우리도 그때 그랬어요. p.72
7. 시간이 지나면 부모와 나누었던 대화는 느낌만 남아요. 내용은 잘 기억나질 않습니다. 이야기를 하던 당시 아빠가 “우와, 대단한데! 그런 것도 알아?”라면서 어깨를 쳐주던 모습, 자기를 대견해하던 엄마의 표정, 그 표정을 보고 스스로 조금 우쭐하던 기분이 남아요. 그때 부모가 정색하고 자세히 가르쳐준 올바른 지식은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pp.76-77
8. “그런 기분으로 무슨 이야기가 되겠니. 엄마는 너랑 꼭 이야기를 해야겠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네. 조금 진정한 뒤에 다시 이야기하자.” p.78
9. 아이가 한 말이나 행동이 아이의 전체는 아닙니다. ‘아이의 부분’을 ‘아이의 전체’로 오해하지 마세요. 아이는 대체로 괜찮은데 그 부분에만 문제가 있는 겁니다. 부모는 당연히 그 부분을 잘 가르쳐줘야 해요. 하지만 이럴 때 “넌 왜 그 모양이니?” “너, 그렇게 살아서는 아무것도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의 전체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부분은 부분으로만 다루세요. p.85
10. 어떤 장소나 상황에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은 다른 사람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지켜야 하는 원칙입니다. 그 원칙은 나의 기분 상태, 나의 선호, 나의 선택과 관계가 없어요.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도 관계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있든 없든, 쳐다보든 쳐다보지 않든, 좋아하든 싫어하든 지켜야 하는 것이지요.
(...) “그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너를 좋아하겠어?”라고 말하면 행동의 주도권이 타인에게 있는 겁니다. 도덕성 발달단계에서도 가장 하위단계이지요.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은 다른 사람과 상관없이 언제나 하지 말아야 합니다. p.100
11. 아이가 피아노를 배운 지 꽤 됐어요. 어느 날 부모 앞에서 한번 쳐보라고 하는데, 아이는 못 하겠다고 고개를 자꾸 젓기만 합니다. 이럴 때 “바보같이! 엄마, 아빠 앞에서도 못 해? 도대체 뭐가 부끄러워서 그래?”라고 나무라지 마세요. 다른 어떠한 야단도, 비난도, 실망한 표정도 짓지 마세요. 아이의 자신감에는 외부에서 받은 상이나 칭찬보다 부모가 해주는 인정,지지, 격려가 더욱 중요합니다. 이럴 때는 인자한 표정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네가 한 곡 들려주면 엄마, 아빠는 정말 행복할 텐데... 다음에 마음의 준비가 되면 들려주렴”이라고 말해주었으면 해요. p.141
12. “나쁜 말이야”라고 단정 지으면 아이의 감정을 실은 언어가 억압되어버려요. 그러면 아이의 마음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막혀버립니다. 마음에 접근하지 못하면 그 상황을 통해 무언가를 가르치지도 못해요. 그러니 “나쁜 말이야”보다는 “그렇게 말하면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 있어. 그래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좋은 표현이야”라고 알려주면 좋아요. p.145
13. “우리 아들, 정리하는 능력은 좀 약하네. 잘하는 게 더 많으니까 큰 문제는 아니지만 정리 정돈이 너무 안 되는 것 같아. 고칠 수 있는 건 고쳐볼까?”
(...) 부모는 아이의 미숙한 면을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에요. 아이의 자연스러운 본성 자체를 그대로 인정해주세요. 사람은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못하는 것은 자신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고쳐나가며 살면 됩니다. 아이에게 그걸 가르쳐주시면 돼요. 그래야 아이가 있는 그대로 자기 모습을 흔쾌히 마주할 수 있습니다. pp.148-149
14. “엄마가 잘 알지, 네가 이 젤리 좋아하는거. 이런, 먹고 닦았어야 했는데 미리 닦아버렸네. 그런데도 먹고 싶은 거지? 지금 당장?” 아이가 그렇다고 하면 “애들이 이 젤리 되게 좋아한다더라”라고도 해줍니다. “네가 정말 먹고 싶은 마음, 알겠어”하고 아이 마음의 정당성을 수긍해주는 거지요. 이 부분을 인정해줘야 그 다음에 꼬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주고 나서 “그럼, 먹어야지 뭐. 먹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또 닦아야지. 아이고, 귀찮겠네. 그래도 닦아야지”라고 말해주면 돼요.
(...) ‘부분’은 마음일 수도 있고 행동일 수도 있어요.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아이가 정당할 때, 타당할 때는 “그런 마음이 들 수 있지” “그 판단은 네가 옳았어” “그 행동은 참 잘했구나”하면서 인정해주세요. 그래야 아이가 부모의 그 다음 가르침을 더 잘 받아들입니다. 아이의 자존감이 단단해지기 때문입니다. p.160
15. 화는요, 공감으로 줄어요. 공감은 보편적인 감정과 상식의 선에서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 일을 꼭 경험해보지 않아도 가능해요. p.165
16. 내일 일어나는 문제 행동보다 어제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진 오늘의 행동을 찾아봐주세요. 그리고 칭찬해주세요. 혼내는 것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그렇게 하면 내 마음도 훨씬 좋습니다. p.169
17. “도대체 몇 번을 말했니?”는 참 부모중심적인 말이에요. 사실 아이는 못 알아들을 수도 있습니다. 부모는 세 번이면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이에겐 기회가 스무 번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몇 번 거쳐야 배울 수 있는지는 가르치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에요. 배우는 사람에게 맞춰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너는 왜 못 알아듣는 거야?’라는 뜻을 지닌 “도대체 몇 번을 말했니?”는 아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말입니다. p.172
18. 안타깝지만 친절해도 말이 길어지면 잔소리예요. 잔소리는 감각이 예민한 아이를 더 짜증스럽게 만듭니다. 아이가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것이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소리에 예민해서 싫은 겁니다. p.229
19. 사춘기 아이들은 말의 내용보다 표현 방식에 민감합니다. 부모의 말이 거칠어질수록 말을 더 안 들어요. 부모가 부드럽게 말하면 부모 말을 조금은 들어요. p.267
20. “다른 친구들의 마음은 네 마음과 다를 수 있어. ‘우리 ○○이랑 놀지 말자’라고 말하거나 ‘너 ○○이랑 놀면 안 돼’라고 말해서는 안 돼.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야.” p.298
21. 아이가 힘들어하고 싫어하는 것을 매번 빼주라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그날’ ‘당장’ 꼭 해야 한다고만 생각하지 말라는 겁니다. 우리의 육아는 너무 비장해요. 부모가 매 순간 너무 비장하면 아이는 편안히 배울 수가 없습니다. 육아는 길게 봐야 해요. 꼭 오늘 발표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당장 발표하게 하는 것보다 약간 덜 긴장하고 덜 불안한 상황에서 다른 친구들이 하는 것을 보고 그 상황을 편안하게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해요. 그 시간이 편안해야 다음번 비슷한 상황에서 조금 더 잘 겪어나갑니다.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주라는 거예요. 발표를 안 해도 “그 시간에 잘 참여하고 다른 아이들이 발표하는 것을 잘 들어봐”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를 그 상황의 주인으로 만들어주는 거예요. 시킬까 봐 바들바들 떨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고 들으면서, 아이는 비슷한 상황에서 약간이라도 더 주도적이게 됩니다. 사람은 주도적일 때 그 상황을 덜 두려워하게 돼요. 다음번에는 그런 상황을 겪어낼 힘이 생깁니다. pp.339-340
22. “집단 안에는 정말 너랑 안 맞고 좋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해.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 그 사람의 기준에 너무 좌우되진 마라.”
친구의 모진 말에 아이가 상처받았다면, 이렇게 말해줄 수도 있습니다.
“친구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야. 그 친구가 한 말이 옳은지 잘 생각해봐. 아닌 것 같으면 영향을 받을 필요 없는 거야. 물론 기분은 나쁘지. 그러나 이 세상에는 옳지 않은 말을 하는 사람이 참 많거든.” p.349
23. 아이가 안 한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다시 하겠다고 할 때도 선뜻 “그래, 네 생각대로 한번 해봐”라고 말해줘야 해요. “아까 하라고 할 때 안 했으니까 안 돼”라거나 “넌 꼭 하라고 할 때 안 하고 나중에 하더라”하는 식으로 비난하면 안 됩니다.
(...) 항상 ‘결국 아이가 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야 해요. “우와, 잘하네. 혼자서도 잘하는구나. 다음에는 엄마가 하라는 대로도 한번 해보자.” 이렇게 기분 좋게 끝내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기분 좋게 끝내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끝내지 못하고 결국 화내고 마는 이유는, 부모 자신이 아이의 그 꼴을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p.354
24. 아이를 가르칠 때 적당히 위트를 섞어가면서 진실되게 이야기해 주세요. 아이의 흥분도, 화도, 불안도 툭 가라앉아요. 아이는 편안할 때 무엇이든 잘 받아들입니다.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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