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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이트-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 -최인철, 홍성수 외 7명-
    비소설/국내 2023. 12. 15. 15:58

     

     

    1.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집단, 이 집단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또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도 집단이 굉장히 중요합니다만 이 집단이 과도하게 작동하게 되면 그것의 파편으로서 혐오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고요. 우리 모두는 타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하고 또 그걸 위해서 공감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공감이 자기 집단에게만 편향되게 되면 그것의 부작용으로 혐오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조금은 역설적인 가능성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pp.44-45

     

    2. 편견의 확산을 감정 전염 현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감정 전염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납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 본능적으로 타인의 표정이나 발성, 동작, 표현 등을 모방하게 되는데요. 아기들이 엄마의 표정과 표현을 따라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감정의 구심성 이론에 따르면 신경세포의 자극이 전달되는 경로는 원심성(뇌→근육)이 아니라 구심성(근육→뇌)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는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고 웃는 얼굴을 보면 따라서 웃게 되고 웃게 되면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pp.73-74

     

    3. 사회적 공분에서 시작된 비판적인 코멘트나 댓글, 의도도 굉장히 좋고 뭔가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그 논의 과정을 보면 서로 감정의 격화라고 할까요? 어떻게 보면 잘못된 정보나 주장, 혐오표현을 바로잡기 위해 옳은 내용으로 설명을 하는데 그때 감정이 격화되면서 의도는 좋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수준의 폭력적 언어 또는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그런 표현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혐오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사회적인 공분, 올바름의 문제에 대해 발언하면서 우리 사회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하지만, 그 의견을 드러내는 언어나 표현에서 적어도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히려 품격을 지키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진정 설득한 결과를 낳는 거지, 같은 수준에서 논쟁이 돼버리고 서로를 비아냥하고 서로를 무시해버린다면 결과는 의도하지 않은 쪽으로 갈 것 같아요. p.292

     

    4. 흔히 혐오는 악마 같은 사람들만이 보이는 특별한 감정, 극소수의 사람들이 가진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우리가 속한 집단을 지나치게 배타적으로 사랑하게 되면 그게 일종의 파편이 튀어서 다른 집단에게는 이렇게 극단적인 혐오까지도 보이는 일을 할 수 있다. 그 점이 이 컨퍼런스에서 우리가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일 겁니다. 우리 스스로 겁나는 거죠. 나도 그럴 수 있구나. 저 못된 사람들만 처벌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까 진짜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조차 내집단을 너무 좋아하다 보면 다른 집단 사람들에 대해서 나도 모르게 차별하고 때론 극단적 행동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인식을 갖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p.333

     

    5. 혐오와 정당한 분노를 구별한다면 이렇습니다. 혐오의 경우 대상이 되는 사람을 무슨 벌레, 나치가 유대인을 쥐로 표현한 것처럼 저급한 존재로 끌어내리는 것이 되겠고요. 이 교수님께서 질문해 주신 것처럼 정당한 분노는 부당한 행위에 대한 분노이지 그 존재 자체에 대한 것 같지는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잘못한 행위에 분노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그들 존재 자체가 부정하는 혐오로 변질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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