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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크뢰거> -토마스 만-소설/국외 2023. 10. 27. 10:26
1. 현재 있는 이대로의 나로 족할 뿐, 나 자신을 고치고 싶지도 않고, 또 고칠 수도 없는 노릇이야. 느슨하게 살아가고 있고, 고집불통이며, 보통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물들에 마음을 쓰고 있는 꼴이지. p.13
2. 왜냐하면 행복이란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고 그는 자신에게 다짐했기 때문이었다. 사랑받는 것, 그것은 허영심을 채우려는, 구역질나는 만족감에 다름아니다. 행복은 사랑하는 것이다. p.33
3. 변치 않는 마음이란 이 지상에서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놀라움과 환멸감에 가득 찬 채, 그 불 꺼진 제단 앞에 아직도 한동안 서 있었다. 이윽고 그는 양 어깨를 한번 으쓱 하고는 자기 갈 길을 갔다. p.34
4. <봄은 가장 추악한 계절입니다> 하고 말하면서 그는 카페로 가버렸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아야 하니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실은 봄에는 저 자신도 신경질적으로 됩니다. 저 자신도 봄이 일깨워주는 갖가지 추억과 감정의 아름다운 비속성 때문에 혼란에 빠진답니다. 단지 저는 그 때문에 감히 봄을 욕하고 능멸할 수가 없을 따름입니다. 왜냐하면 사실 저는 봄 앞에서 저 자신을 부끄럽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봄이 지닌 순수한 자연성과 그 의기양양한 젊음 앞에서 저 자신을 부끄럽게 느낀단 말입니다. 그러니 저는 아달베르트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점 때문에 그를 부러워해야 할지 경멸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pp.43-44
5. 리자베타, 이 사랑을 욕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선량하고 생산적인 사랑이랍니다. 동경이 그 속에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우울한 질투와 아주 조금의 경멸과 완전하고도 순결한 천상적 행복감이 그 속에 들어 있습니다. p.108'소설 > 국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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