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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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배철현-비소설/국내 2023. 12. 4. 11:13
1. 사랑은 상대방과의 간격을 존중하는 연습이다. 그 간격은 대상을 온전한 인간으로, 온전한 세계를 가진 가치로 인정하는 발판이기 때문이다. 나를 존재하게 만드는 공간과 시간 그리고 내가 장악해야 할 순간에도 모두 간격이 있다. p.33 2. 내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란, 나와 상관없는 무언가에 연연하는 것이다. 남들이 나에게 부과한 기대, 혹은 타인의 기준에 나를 억지로 맞추려는 눈치, 혹은 과거의 습관에 무의식적으로 매달리려는 구태의연함을 버려야 한다. p.94 3. ‘디자인(de-sign)’은 두 개의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하나는 전치사 ‘데(de)’이고, 다른 하나는 라틴어 동사 ‘시그나레(signare)’에서 파생한 ‘사인(sign)’이다. ‘시그나레’는 ‘영역을 표시하다/자신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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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비소설/국내 2023. 12. 1. 14:17
1. 우리말에서 ‘그리움’은 세계 그 어떤 단어보다도 아름다운 말이다. ‘그리움’은 그림, 글과 어원이 같다. 모두 ‘긁다’라는 동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긁는다는 것이 뾰족한 도구로 대상에 그 흔적을 새기는 행위라고 할 때, 활자의 형태로 긁는 것은 ‘글’로, 선이나 색을 화폭 위에 긁는 것은 ‘그림’이라는 말로 변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를 마음속에 긁는 것은 ‘그리움’이 된다. 참으로 기막히게 아름다운 단어다. pp.96-97 2. 스스로의 간절한 필요가 있어야 공부의 방향이 명확해지고, 그래야만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p.112 3. 숟가락을 잡으면 뜨게 되고, 포크를 잡으면 찌르게 된다. 도구가 행위를 규정한다는 말이다. 도구는 의식을 규정하기도 한다. 아주 편하고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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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별게 다 고민입니다> -고바야시 유리코 글, 오바타 사키 그림-비소설/국외 2023. 11. 28. 10:18
1. 일본원숭이는 많은 수컷과 암컷, 그리고 새끼들이 뒤섞인 느슨한 집단 사회를 이룹니다. 일본원숭이 사회에서도 수컷이 거드름을 피우며 두목처럼 군림하려들면 안 돼요. 같은 우두머리라도 ‘리더’와 ‘두목’은 차원이 다르죠. 지금 당신이 속해 있는 조직을 평화롭고 더욱 나은 환경으로 만들고 싶다면 약자에게 다가가 힘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부하직원들은 당신을 인정하고 훌륭한 리더로 만들어줄 거예요. p.102 2. 단 한 번의 싸움에 목숨 걸지 말고 피를 흘리기 전에 용기 있게 후퇴하세요.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 다시 시도한다면 협상을 원만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겁니다.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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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였던 날들을 기억해요> -박형준-비소설/국내 2023. 11. 24. 14:43
1.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녀와 연락이 잘 닿지 않게 된다. 연락이 닿아도 어딘지 모르게 그녀는 심드렁하다. 그녀가 말하길,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만을 사랑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녀의 대화 상대가 테오도르 한 명에서 N명으로 늘어났다는 사실. 그녀는 대화 상대가 늘어나는 일은 운영체제의 시스템상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테오도르를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그는 도저히 그 말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우리는 단순한 대화 상대가 아니었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며 항변한다. 테오도르는 그렇게 누군가의 유일한 존재에서 보통의 존재로 전락해버리는 그 순간의 고통을 무방비 상태로 맞아야 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애인에서 수많은 고객들 중 하나가 되어버린 현실. 그가 느낀 슬픔의 본질은 ‘유일한 한 사람(only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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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 -쉬나 아이엔가-비소설/국외 2023. 11. 22. 11:23
1.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자유를 앗아가거나 자유를 얻으려는 다른 사람의 노력을 저지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기 이익을 자신의 방식대로 추구할 수 있는 자유야말로 그 이름에 걸맞은 유일한 자유다. (...) 인류는 남들에게 좋다고 여겨지는 방식대로 살라고 사람들을 강요하는 대신, 각자 자신에게 좋다고 생각되는 대로 살도록 허용함으로써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존 스튜어트 밀) p.65 2. 「타임」은 사춘기와 성인기 사이에 이도저도 아닌 채 끼어버린 ‘트윅스터’라는 새로운 부류가 생겨났음을 선언했다. 잡지 커버는 이들을 “부모에게 얹혀살면서 직장을 옮겨다니고, 상대를 갈아치우는 젊은이들이다. 게으른 것은 아니지만 (...) 성장하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묘사했다. ‘트윅스터’라는 말이 정체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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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정도> -서정락-비소설/국내 2023. 11. 22. 10:32
1.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노력하고, 적당히 사는 버릇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평범함이 삶의 기준이 된 사람들이 그렇게 산다. 평범함을 기준 삼으면 그 삶은 평범함보다 못할 수밖에 없다. 치열한 삶을 기준 삼아야 겨우 평범함을 얻는 게 현실 속 진실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도전할 수 있고 성취할 수 있다. p.30 2. 본인 머리에서 떠오르는 방법으로,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얻은 방법으로 문제를 풀고, 잠잘 시간 밥 먹을 시간 다 챙기고 나머지 시간에 일한다? 이건 최선이 아니다. ‘진짜 최선’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다 활용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잠재력까지 쏟아내는 게 ‘진짜 최선’이다. p.100 3. '괜찮아요‘라는 말은 얼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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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수집 생활> -이유미-비소설/국내 2023. 11. 17. 13:42
1. 무의식중에 그냥 사용한 단어는 집요하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고민 없이 글을 쓰면 관성적인 표현이 나올 수밖에 없다. 평소 내가 쓰는 단어가 한정적이라서 좀 더 신선한 표현을 써보고 싶다면 유의어를 찾아보자. p.21 2. 낮과 밤, 한 잔 더 / 힘든 날을 잊게 한 술이 / 깊은 밤, 과거를 불러왔다 / 딱 한 잔만 더 하자 p.28 3. 이 카피에서 짚어볼 포인트가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바로 ‘여행’을 ‘낯선 곳을 밟는 것’이라고 풀어 쓴 점이다. (...)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탄다’는 ‘페달을 힘껏 돌려 앞으로 나간다’처럼 풀어 쓰는 연습을 해보자. p.90 4. 단어의 낯선 조합. 이 장면이 남달라 보였던 것 흔히 연관 짓지 않는 단어와 단어를 연결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런 조합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