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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미술 글쓰기> -길다 윌리엄스-
    비소설/국외 2023. 10. 30. 11:29

     

    1. 예술 비평가의 자격 요건은 갑자기 전통적인 ‘감정 능력’의 영역을 넘어 다음의 범위로 확대된다.
    • 예술사 분야의 학문적 지식
    • 예술 작품을 평가하는 능력과 자질
    • 매체(회화, 조각)에 대한 기술적 지식
    • 예술가의 삶과 경력에 대한 깊은 이해
    • 예술의 품질을 평가하는 타고난 감각, 다시 말해 ‘안목’

    비평가는 예술 그 자체만큼이나 현대 사상의 조류에서 폭넓은 입지를 차지하게 되었다. 현대 예술의 분석 기법은 다음 분야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구조주의
    • 후기구조주의
    • 포스트모더니즘
    • 탈식민주의
    • 페미니즘
    • 퀴어 이론
    • 젠더 이론
    • 영화 이론
    • 마르크스 이론
    • 정신분석
    • 인류학
    • 문화 연구
    • 문학 이론
    pp.46-47

    2. 정보 전달을 위한 아트라이팅의 세 가지 임무
    Q1. 이것은 어떤 작품인가?
    (어떻게 보이는가? 어떻게 만들어졌나? 무슨 일이 일어났나?)
    임무 1: 작품에 대해 간략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작품을 구성하는 중요한 세부 사항이나 예술가의 결정(재료, 크기, 참가 작가, 설치 장소 등과 관련된 정보)을 자세히 살펴본다. 글에 담을 내용을 까다롭게 선별한다. 사소한 내용에 지나치게 파고들지 않는다. 읽기도 번거롭고 임무 2에도 기여하지 못하는 목록 스타일의 설명은 피한다.
    Q2. 이 작품의 의미는 무엇인가?
    (형태나 이벤트가 어떻게 의미를 표현하는가?)
    임무 2: 점선을 연결하는 과정이다. 의미 있는 아이디어가 작품의 어느 부분에 표현되어 있는지 설명한다. 실력 없는 아트라이터는 작품에 대단한 의미가 깃들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의미가 작품의 어느 부분에 구체적으로 나타나는지(임무 1), 감상자가 그 의미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독자에게 설명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임무 3).
    Q3. 이 작품은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전하는가?
    (이 작품이나 작품의 감상 경험은 결국 세상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퉁명스러운 말로 바꾸면 ‘그래서 뭐?’)
    임무 3: 근거가 타당해야 하고 임무 1,2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
    이 마지막 질문 ‘그래서 뭐?’에 대답하려면 독창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훌륭한 예술 작품이라도 그 업적은 상대적으로 보잘 것 없을 수 있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p.71

    3. 1970년대 후반 크레이기 호스필드는 사진과 시간성 사이의 지배 관계에 대한 지속적이고 독특한 예술 실험을 시작했다. 그는 대형 카메라를 들고 연대 노조가 등장하기 이전의 폴란드를 여행했다. 특히 한때 산업 도시로 이름을 날렸으나 당시에는 산업의 쇠퇴와 노동 불안의 고통을 겪고 있는 크라코프가 주된 목적지였다. 그곳에서 그는 과장되게 반영웅적인 인물, 살풍경한 거리와 기계 등이 담긴 암울한 흑백하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이 사진들을 선명하고 차가운 톤의 희색부터 부드러운 검정까지 톤 변화를 주면서 대형 판형으로 인쇄했다. 침울한 가로등 불빛이 비치는 길모퉁이든 쓸쓸하고 황량한 공장 바닥이든 젊은 노동자 연인이든 이 이미지들은 주제에 대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작가는 마치 한 시대가 천천히 저물어가는 광경을 증언하는 증인이라도 된 듯, 머지않아 변화의 강요에 휩쓸려 사라질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그들은 정해진 운명을 알고 있다는 듯 단호하고 완강한 표정으로 우리 앞에 서 있다. pp.72-73

    4. 구체적인 명사(‘고물 텔레비전 수상기’ ‘전구’ ‘백색 소음’)와 정확한 동사(여기서는 수식어 ‘웅웅대는’으로 쓰였다)가 상황을 설명한다. 독자가 갤러리에서 일어나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도록 시각적 정보가 풍부한 단어를 활용했다. p.103

    5. 형용사는 적을수록 아름답다...
    구체적인(그림을 그리는) 형용사
    • ‘무성한’
    • ‘열렬한’
    • ‘날씬한’
    추상적인 형용사
    • ‘형식적인’
    • ‘지시적인’
    • ‘문화적인’ p.112

    6. 직물을 탐구한 볼프강 틸먼스의 작품에는 청바지, 티셔츠, 단추, 호주머니, 덧대는 천 등 접히고 구겨진 의류가 침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가장 의외의 소재로 고전적 형식주의를 강조한 것이다. 푸른 공단 반바지에 드리워진 빛과 그림자의 유희, 꺼림칙한 얼룩이 점점이 박힌 흰 면 등 사진에는 더러운 빨랫감 더미의 색과 질감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이 담겨있다. 옷을 벗는 행동을 분명히 연상시켜 에로티시즘의 분위기를 풍길 뿐 아니라 그것을 입었던 사람의 온기와 체취마저 전달하는 듯하다. 열대야에 창문 없는 방에서 끈적대는 이불을 몸에 감고 있을 때처럼 그 모습은 답답해 보이며 심지어 밀실공포증의 느낌마저 준다. 이 어수선하고 일시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틸먼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반드시 사라지고 말 순간에 대해 안타까운 애정을 느끼면서, 그 사랑스럽고 특별하며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상태를 기록하려 했다. p.113

    7. 그 족보는 미심쩍다. 일부러 파일명을 오기한다. 그것은 종종 가부장제, 민족문화, 저작권에 도전한다. 그것은 유혹, 바람잡이, 지표, 과거의 시각적 자아를 연상시키는 존재로 통한다. 그것은 디지털 기술의 약속을 조롱한다. 알아보기 힘들만큼 흐릿한 이미지로 타락한 예도 적지않아 그것을 과연 이미지라고 부를 수나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디지털 기술만이 처음부터 그런 황폐한 이미지를 생산할 수 있다.
    저화질 이미지는 스크린 속의 처량한 존재다. 시청각 자료의 잔해이며 디지털 경제의 해안에 밀려오는 쓰레기다. 그것들은 (...) 상품이나 모형으로, 선물이나 보상으로 지구에 어슬렁댄다. 그것들은 쾌락이나 죽음의 위협, 음모론이나 짝퉁, 저항이나 어리석음을 전파한다. 저화질 이미지는 신기하고 뻔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그것을 해독할 수나 있다면 말이다.

    슈타이얼이 짧은 단락에서 어떤 동사를 선택했는지 살펴보자.
    • ‘오기하다’
    • ‘도전한다’
    • ‘조롱한다’
    • ‘타락하다’
    • ‘밀려오다’
    • ‘해독하다’
    타락한 이미지를 다채롭게 전달하기 위해 슈타이얼이 선택한 맛깔나는 명사도 눈여겨 보자(‘사생아 ’바람잡이‘ ’짝퉁‘). 형용사도 적절히 사용했지만(’황폐한‘ ’처량한‘) 글의 힘을 빼는 부사는 거의 쓰지 않았다. pp.116-117

    8. 당신의 글을 읽을 독자가 어떤 사람들일지 확실히 정한다. 막연히 ‘호기심 가득한 독자’로 가정하기보다 그들의 실제 이름과 얼굴을 떠올려보자. 멘토, 영웅, 친구 등 특정인물을 정해놓고 그를 상대로 글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p.153

    9. 짧은 뉴스 기사 쓰는 법
    1. 헤드라인(그리고 부제): 최신 소식을 간결하게 제시해 독자의 주의를 끈다.
    2. lead: 당신의 스토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일화 등 독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문장을 글 앞부분에 배치한다. 첫 문장이나 단락(최대 50단어)에 핵심 사건을 흥미롭게 요약한다. 여기에는 절대 전문용어, 추상어, 철학적 사유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
    3. 누가, 무엇을 어디서, 언제, 어떻게: 명확한 언어로 세부 정보를 제시하고, 출처가 뚜렷한 인용구, 수치로 표현한 데이터, 그 밖의 증거로 주장을 증명하고 뒷받침한다. 불완전한 정보는 피한다.
    4. 서서히 마무리하다가 ‘결정적 한 방’으로 끝내기: 핵심 논점을 정리한다.
    한 마디로 정보는 중요도 순서를 배치해야 한다. pp. 187-188

    10. 예술가에 대한 찬양만 늘어놓지 말고 예술사 내에서 그 예술가가 어떤 위상을 차지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그는 누구인가?). 예술가의 가치에 기여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지적하고 경력의 다양한 단계에서 뽑아낸 사례로 뒷받침한다. p.199

    11. 프루스트의 마들렌 : 회상이나 상기의 매개체를 뜻하는 관용적 표현.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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