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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스메이킹> -크리스티안 마두스베르그-
    비소설/국외 2023. 11. 1. 13:37

     

     

    1. 19세기의 실용주의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당대 환원주의자들을 반박하면서 데이터에 대한 순진한 접근법을 비판했다. 그는 1890년에 발간한 《심리학의 원칙》이라는 책에서 “누구도 단순히 개별적 감각만 느끼지 않는다. 의식은 수많은 대상과 관계로 가득하다.” 백조도 붉은 조명을 받으면 빨갛게 보인다. 즉, 백조의 색을 알려면 조명의 속성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사실은 언제나 맥락 속에 존재하며, 사실을 분절적 데이터로 나누면 의미를 잃고 불완전해진다. pp.72-73
     
    2. 대다수 사람은 각자의 동물원에 갇혀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동물원이란 바삐 돌아가는 도시의 높은 곳에 있는 유리창으로 가로막힌 답답한 사무실이거나 삶을 나타내는 수치로 덮인 회의실 탁자 또는 텅 빈 구호와 의미 없는 줄임말이 난무하는 전략 회의다. 그 중 무엇이 되었든 동물원은 모든 복잡성 속에서 실제 삶을 포착하지 못하게 된다. (...) 동물원과 초원의 차이를 살피는 다른 방법은 ‘정확성’과 ‘진실성’의 차이를 통해 보는 것이다. 자연과학이 제시하는 설명의 요건은 정확성에 좌우된다. 즉, 어떤 주장이 관측 가능한 사실과 부합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정확성’은 주관적 신념과 독립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핀 대로 우리가 공유한 세계와 관련해 정확성이라는 개념은 그다지 많은 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pp.157-158
     
    3.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이라는 역작에서 기분을 단순한 인지적, 심리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에 정신없이 몰두하는 가운데 “우리를 엄습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가령 기분이 나쁠 때 세계는 버겁게 다가오며, 이는 우리가 관여하는 대상과 그 양상에 영향을 미친다. 하이데거는 이처럼 기분에 심리가 좌우되는 양상을 정확성이라 부른다. 문자 그대로 번역하자면 ‘처해 있는 상태’라는 뜻이다. 그가 보기에 우리는 기분이라는 현상을 통해 현재 처한 여러 맥락에 적응한다. 따라서 기분은 외부나 내부에서 생기지 않고, 세계 속에 있는 우리의 현존에서 기인한다. pp.171-172
     
    4. 관심이 없으면 모든 것은 ‘정확할’ 뿐 어느 것도 ‘진실’하지 않다. 하이데거는 이른바 염려 또는 관심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 준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관심’은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명시적인 감정적 연계가 아니라 어떤 것이 중요하고 의미 있음을 가리킨다. 관심은 우리가 대단히 복잡한 방식으로 대상과 교류하게 하며, 세계와 교류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게 해준다.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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