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헤르만 헤세비소설/국외 2023. 11. 1. 11:38
1. 참 이상하면서도 대단하다. 너무도 아름답고 강렬하게 타오르던 여름마저 때가 되면 흘러가 버린다는 것은.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갑작스런 추위에 어안이 벙벙해진 채 방 안에 틀어박히게 되는 순간이 찰나처럼 다가오는 것도. 그렇게 앉아서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에 귀 기울이면 곧 희미하고 차갑고 빛이 없는 상태에 둘러싸이게 된다. 사람들도 그 사실을 금세 깨닫는다. p.108
2. 내가 만약 나무라면 나는 아직도 거기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와서 이미 지나간 일들을 새삼 불러오려고 소망할 수는 없다. 물론 이따금 나의 꿈과 내가 쓰는 시 속에서는 그런 시도를 해 보지만.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런 것을 바라지 않는다. p.165
3. 사실 우리가 찾으려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인간적인 것이다. 나는 아름다운 산을 보면서 그 산이 아니라 나 자신을 느낀다. 나의 관찰 능력, 산의 모습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각까지 향유하는 것이다. 나는 낯설고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에도 결코 그 모습 그대로만 즐기지 않는다. 내가 그 속에 들어가 나의 여러 감각과 사고 능력을 동원하여 그것이 주는 다양함을 향유하는 것이다. p.329'비소설 > 국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0) 2023.11.01 <부테스> -파스칼 키냐르- (0) 2023.11.01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헤르만 헤세- (1) 2023.11.01 <헤르만 헤세, 여름> -헤르만 헤세- (0) 2023.11.01 <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 -헤르만 헤세- (0) 2023.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