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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아도 강한, 큐레이터의 도구> -이일수-
    비소설/국내 2023. 10. 19. 14:55

     

    1. "오늘날 우리는 결국 사물이 아니라 기분을 소비한다." (한병철 ≪심리정치≫ 中) p.21

     

    2. 처음 미학을 철학 속에 포함시킨 독일 철학자 바움가르텐은 "한 사람이 꾸면 꿈이지만 여럿이 꾸면 변화가 된다"라고 했다. p.38

     

    3. 유교 : 유학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인성론'이다. '관계'를 화두로 삼는다. 유학의 궁극적 목적은 백성이 잘사는 데 중요 역할을 해야 할 관리의 마음 닦기에 있다. (...)

    불교 : 불교사상은 '관계론'이다. 세상 만물은 관계 지음으로써 존재한다고 본다. 개개 존재는 관계를 맺고 있는 전체에 의해 형성되며 동시에 개별적 존재가 모여 전체를 형성하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놓여 있다고 본다. (...)

    도교 : 도교는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한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노장 철학을 일반적으로 현실 도피적 사상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절대적 권위나 이념, 신념 같은 인위적 조작과 통제를 거부하는 '무위'가 핵심사상이다. (유학처럼) 설정되는 인위는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노자는 자연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보았다. pp.48-49

     

    4. 홍보는 먼저 무엇을 만들어 놓고 그 후에 고객을 설득하는 방법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다. 한편 마케팅의 경우는 무엇을 만들기 전에 먼저 '고객에게 무엇이 필요(혹은 불편)한가?'에 선택과 집중을 한다. p.53

     

    5. 과학자들은 '복잡계(Complex System)'의 특징 중 하나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는 초기의 상황에 다라 미래가 많이 달라진다는 점을 든다. 같은 맥락에서 카오스 이론(Chaos Theory)의 핵심인 '초기 조건의 민감성'은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증폭돼 결과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론이다. 전시기획에서 미술과 음악, 미술과 문학의 '적절한' 공감각적 케미는 인간 정신의 지극한 아름다움을 위한 감상행위에 있어 훌륭한 초기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p.103

     

    6. 전시품과 관련된 해석이 전시 전문가들에게 집중적인 연구 대상이 되고 인기를 얻은 것은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반으로, 틸든의 저서 ≪우리 문화유산 해석하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에 따르면 첫째, 진열되었거나 묘사된 전시물을 관람객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해석은 무익하다. 둘째, 정보 자체는 해석이 아니다. 해석은 정보에 바탕을 둔 것이지만 정보와 해석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도 모든 해석은 정보를 담고 있다. 셋째, 전시된 자료가 역사적이든 과학적이든 건축적이든, 자료의 해석은 예술이며 여러 다른 예술을 결합한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예술도 어느 정도까지는 가르침이 가능하다. 넷째, 해석의 궁극적 목적은 관람객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간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다. 다섯째, 해석은 부분보다 전체를, 특정 대상보다는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여섯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해석은 어른을 상대로 하는 해석과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해석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p.132

     

    7. 우리나라 백화점 및 대형 마트들은 대부분 비싼 물건이나 주력 상품을 매장 입구의 오른쪽과 에스컬레이터의 오른쪽에 배치하여 진열한다. 매출 증가를 위해 고객의 쇼핑 습관을 연구한 결과 한국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오른쪽 공간을 편안해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쇼핑매장에 들어서면 무의식적으로 오른쪽으로 걷기 시작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면서도 시선을 오른쪽으로 향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야말로 쇼핑매장의 오른쪽은 매출을 올리는 황금공간인 것이다. p.159

     

    8. 입장 전에 관람객의 눈은 시각적 경험을 많이 하는데 문화가 있는 수요일 밤의 전시장 나들이와 비나 눈이 오는 날씨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강렬한 태양에 노출된 채로 전시장으로 들어오는 상황이다.

    그때 관람객의 눈은 밖과 안의 현격한 빛의 강도 차이 때문에 밖에서의 잔상을 간직한 채 전시 작품을 대면하는 헐레이션(Halation)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 망막의 감수성은 어두운 곳에 있으며 점차 높아지고 밝은 곳으로 나오면 낮아진다. 우리의 시각은 밝은 곳에서 사물을 보는 것이 쉽도록 생리적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각의 순응은 밝은 곳에서 갑자기 어두운 곳으로 이동해 적응하는 암순응이 느리고,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밝은 곳으로 이동해 적응하는 명순응은 빠르게 이루어지는 편이다. 이러한 관람객의 시각 경험을 생각한다면, 특별한 이유(작품의 재료나 민감성 문제)가 없을 때는 전시장 조명을 지나치게 어둡게 연출하지 않는 것이 암순응의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된다. p.166

     

    9. 「(...) 우리 옛 그림 화면에는 제발과 함께 붉은 인장이 찍혀 있습니다. 글씨가 하얗게 찍힌 것은 화가의 이름 도장인 '성명인', 글씨가 붉게 찍힌 것은 화가의 호를 적은 도장인 '아호인',화가가 좋아하는 짧은 글귀나 좌우명, 그림에 어울리는 글귀 등을 새긴 도장은 '유인'이라고 합니다. 그림을 그린 화가뿐 아니라 그림을 감상한 사람들, 그림을 소장한 사람들도 제발을 적고 인장을 찍었습니다. 인장으로 그림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 수 있기도 하지만, 인장 문양 그 자체로도 새긴 뜻과 모양에 따라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p.246-247

     

    10. "그림의 묘미는 잘 안다는 데 있으며, 알게 되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참되게 보게 되고" (유한준)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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