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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강> -올리버 색스-비소설/국외 2023. 11. 9. 11:29
1. “포충엽이 자극을 받으면 전류가 흐르며, 이 전류가 잎을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포충엽이 닫히는 원리와 동물의 근육이 수축하는 원리는 똑같다.”
2. “아름다운 꽃은 창조자의 손길과 무관하며, 수십만 년에 걸쳐 축적된 우연과 선택의 결과물로 이해될 수 있다” 다윈이 생각하는 꽃의 의미, 모든 색물과 동물의 의미, 적응과 자연선택의 의미는 늘 이런 식이었다.
다윈은 종종 ‘신성한 의미나 목적을 배제함으로써 세상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인상을 준다. 자연선택에는 방향이나 의도가 없고 추구할 목표도 없으므로, 다윈의 세상에는 설계도, 계획도, 청사진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3. 기억이란 국소적인 뉴런의 흔적(오늘날에는 이것을 장기강화작용이라고 부른다)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프로이트가 생각하는 기억은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에게 기억이란 ‘본질적으로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하고 평생 동안 재조직되는 과정’이었다. 기억의 힘은 정체성 형성의 핵심이며, 개인으로서의 지속성을 보장한다. 그러나 기억은 변화하기 마련이며, 프로이트만큼 ‘기억의 지속적인 개정’, ‘기억의 재범주화’에 민감했던 사람은 없었다.
4. “가장 독창적인 작품은 오로지 타인이 사용했던 표현으로만 구성된다.”
5. 모든 생각들에는 소유권이 있고, 소유자의 상표가 붙어 있다. 제임스의 말을 빌리면, 모든 생각들은 과거의 생각들을 소유하고 태어나, 미래 생각의 소유물로 죽는다. 그리하여 우리가 자아로서 깨달은 것을 하나도 남김없이 나중의 소유자에게 전달된다.
그러므로 의식의 밑바탕에 깔린 지각의 순간은 단순한 물리적 순간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우리의 자아를 구성하는 개인적인 순간들이다. 그것들은 궁극적으로 프루스트적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 자체는 사진술을 떠올리게 하고, 보르헤스의 강물처럼 서로 맞물려 흘러가지만, 우리는 전적으로 순간들의 집합체로 구성되어 있다.
6. 어느 경우가 됐든, 우리는 과학사를 발전과 개화로 점철된 하나의 연속체로 본다. 마치 다윈의 계통수처럼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장엄한 펼쳐짐’과 무관한 것을 발견하며, 어떤 의미에서 연속체와 거리가 먼 것과 맞닥뜨리기도 한다. p.199'비소설 > 국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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