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연한 온도로 산다는 것> -이노우에 마야-비소설/국외 2023. 11. 10. 12:46
1. 아버지는 내게 “심지가 굳지 않아서 문제를 금방 고민으로 만들어 버린다”라는 주의를 주셨다. 문제를 고민으로 뒤바꾸지 않도록 의식하고 있지 않으면 금방 휘둘리게 된다. 내가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한 번 문제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봐야 한다. p.43
2. “사람은 누구나 머릿속에 골치 아픈 불안 벌레를 키우고 있어. 그 벌레가 요동을 치면서 불안을 만들어내는 거야. 벌레를 잘 길들여서 꿈틀대지 않도록 해야해. 인생은 그런 일의 반복이란다.” p.46
3. 우리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완성되지 않는 ‘나’라는 작품을 만들어 가며 살고 있다. 작품이 완성되려면 아직 한참 남았지만 ‘나’를 잘 만들어 가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길을 걷고 싶다. p.48
4. 예전에 내가 이런저런 아르바이트와 일들을 잔뜩 벌여서 정신없이 살고 있을 때에는 “인생을 좀더 심플하게 사는 게 어떠냐? 사람은 그렇게 많은 장소에서는 살 수 없는 법이다”라고도 하셨다. 나는 그 말씀이 옳다고 생각한다. 심플하게 산다고 하면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 즉 옷이나 짐을 버리고 치우는 일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 속뜻은 겉으로만 심플한 게 아니라 내면의 의식을 심플하게 만들라는 뜻이다.
사람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자기 삶의 영역을 넓히기 보다는 깊게 만들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어중간한 삶이 될 것이다. p.59
5. “어떤 모습으로 남의 눈에 비치는가는 자기 하기 나름이야. 너무 억세게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코스모스처럼 바람에 한들거리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 보렴. 네가 코스모스처럼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뿌리는 깊고 단단한 사람이 되었으면 해.” p.65
6. 아버지는 항상 “결정적인 말은 마지막 순간까지 입 밖으로 내놓지 말라”고 하셨다. (...) 결정적인 말을 해버릴 것 같은 경우에는 잠시 시간을 두려고 노력한다. 가능하면 하루쯤 그 문제를 방치해 두는데 그동안 마음에서 정리가 잘 되기도 하고, 일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 할 말은 긍정적인 말이다. 부정적인 말을 하고 싶을 때는 하루쯤 시간을 두는 게 어떨까? 일할 때도, 연애할 때도, 가족에게도 결정적인 한마디는 마지막까지 입 밖으로 내지 말고 우선 기다려보자. 먼저 부정적인 말을 꺼낸 쪽이 반드시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p.87
7. “사회성이란 별게 아니야. 내가 들고 있는 짐, 내가 쓰고 있는 우산이 뒤에 있는 사람을 건드리지 않나 신경을 쓰면서 길을 걸어가는 마음이 바로 사회성이지.” p.97
8. “나이가 들면 그 땀과 눈물이 전혀 뜻밖의 자리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단다. 눈물은 사실 기쁨의 씨앗이기도 하거든.” p.123
9. ‘이 일은 나에게 안 맞아’라든지 ‘저 사람은 상대하기 힘들다’라고 단번에 치부해 버리기는 쉬운데, 그렇게 느끼는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p.135
10. “말로써 뜬소문을 반박하려고 들면 오히려 더 이상하게 과장되어서 전해진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변명도 늘어놓지 말고, 누가 물으면 그때 솔직하게 대답하면 돼. 나머지는 묵묵히 일하는 모습으로 보여 줘라.” p.153
11. 책략에 빠지지 말자. 책략에 맞서기 위해 책략을 세우지 말자. 얄팍한 책략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정직함뿐이다. 자기 일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느냐가 무엇보다 강한 방책이라는 것이 진리다. p.164
12. 인생은 결단의 연속이다. 사람들은 모두 매일매일 사소한 일이라도 결단을 하면서 살아간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는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그러니까 남 탓을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시간을 제대로 쓰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하루라는 시간 단위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일하러 나가기 전에 ‘오늘은 이것을 위해 나간다’고 확인한 다음에 나서라. 되는 대로 일하지 마라. 되는 대로 일하다보면 자기가 서있는 위치를 모르게 된다. 자기 위치를 모르면 쓸데없이 웃거나 적당히 얼버무리게 된다.” p.174
13. “느낌표는 만드는 사람들의 강요다. 만드는 사람이 광고지를 받는 관객들보다 먼저 흥분해 버리면 받아들이는 사람은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금방 김이 샌다.” p.176
14. 좋은 일이 생겨도 흥분해서 난리를 치지 않고, 힘든 일이 있어도 불평을 하거나 푸념을 늘어놓지 않는 태도. 그런 태연자약한 자세야말로 사실은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다. p.206'비소설 > 국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의 정의> -오에 겐자부로- (0) 2023.11.13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 -유카와 유타카, 고야마 데쓰로- (0) 2023.11.13 <의식의 강> -올리버 색스- (0) 2023.11.09 <영화음악> -질 무엘리- (0) 2023.11.09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소노 아야코- (1) 2023.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