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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은 교열 중> -메리 노리스-
    비소설/국외 2023. 10. 20. 11:22

     

    1. 난 제유법이 뭔지 몰랐다. 그래도 문맥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큰 것을 의미하는 작은 것. 어쨌든 사전을 찾아봤다. 어원은 그리스어 ekdechesthai(받아들이다, 이해하다)에서 파생된 ekdoche(의미, 해석)에 syn(함께)이 덧붙은 것으로 ‘결합해서 받아들이다’라는 뜻이다. 즉, 제유법이란 “부분으로 전체를(‘돛 50개’로 ‘배 50척’을), 전체로 부분을(‘사회’로 ‘상류사회’를), 종으로 속을(‘멱따기’로 ‘암살’을), 속으로 종을(‘창조물’로 ‘인간’을), 또는 물품을 그 재료의 명칭으로(‘무대’를 ‘판자’로) 대신할 때 쓰는 화법”이다. pp.16-17

     

    2. 혹은 <이파네마의 소녀>라는 노래를 생각해보자. 나는 포르투갈어(사실상 브라질어)로 된 가사를 알지 못하지만, 아스트루드 지우베르투가 영어로 불러 유명해진 이 감미로운 보사노바에는 내가 들을 때마다 신경이 쓰이는 대명사 하나가 들어 있다. 바다로 가기 위해 매일 지나가는 아름다운 한 소녀를 한 남자가 지켜본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She looks straight ahead-not at he(그녀는 똑바로 앞만 보네, 그는 안 보고).” 어이구, 왜 이렇게 됐을까? 깐깐이도 카이피리냐 한잔하면서 좀 편안하게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실은 이 노래를 들으며 좋아했던 사람들이 이를 악문 사람들보다 더 많았다. 내가 한 언어학자에게 물었더니 그녀는 “전 그게 장난인 줄만 알았어요”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이를 악물고 있었던 또 다른 사람은 원곡에 영어 가사를 붙인 노먼 김블이었다. 원래 그가 썼던 가사는 “She looks straight ahead, not at me(그녀는 똑바로 앞만 보네, 나를 안 보고)”였기 때문이다. 이것을 고쳐서 여기에 “he”를 넣은 장본인은 그 가수였는데, 아마도 영어를 충분히 습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사를 그녀의 입장에 맞추려고 그리했을 듯싶다(애초에 이 노래의 가사는 남자 가수를 위해 쓰였다). pp.107-108

     

    3. 야고다가 비웃음의 대상으로 삼은 문장의 요점은 애트워터가 죽기 전에 유감을 표했다는 것이다. 그를 죽게 만든 것과 이로 말미암아 그가 죽은 때는 작가 제인 메이어가 독자의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제공한 가외의 세부 사항일 뿐이다. 사망의 원인과 시기는 문장의 의미에 본질적인 것이 아니다. 따라서 비제한적이다. 이 문장을 손질할 기회가 내게 있었다면 난 부고에 해당하는 부분을 속삭임같이 괄호로 묶었을 수도 있겠다. “Before Atwater died (of brain cancer, in 1991), he expressed regret (...)” 흔히 괄호는 거대한 콤마와 같고, 콤마는 쪼그만 괄호와 같다. 한데 누구라도 문장의 구두점 때문에 헷갈려서 단어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으니 슬픈 노릇이다. p.134

     

    4. 구두점을 이를테면 점자(點字)다. 얕은 돋을새김처럼 문장의 지세에 강약을 부여한다. 이것은 잘게 쪼개지는 듯 보이지만 여러분이 글을 잘게 쪼개면서 읽을 필요는 없다.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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