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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읽다가 술집으로> -조승원-비소설/국내 2023. 11. 15. 10:41
1. ‘드디어 마라톤 골인 지점에 도착했다.
폭염 속에 42킬로미터를 끝까지 달렸다는 성취감 따위는 없다.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아 이제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된다’ 정도.
마을의 카페에서 한숨 돌리며 차가운 맥주를 성에 찰 때까지 마신다.
맥주는 물론 맛있다. 하지만 내가 달리며 간절히 상상했던 맥주만큼 맛있지는 않다.
절박한 인간이 꿈꾸는 환상만큼 아름다운 것은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삿뽀로 맥주 CM ‘달리기에 관한 말’ 제 3화(하루키)-p.61
2. 재료가 무엇이든 발효를 시킨 뒤, 연속식 증류기로 증류하고 활성탄으로 여과하면 보드카를 만들 수 있다. 여러 번 증류를 반복하며 불순물을 계속 제거하기 때문에 잡것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상태의 증류주를 뽑아낼 수 있다. 특히 증류와 여과를 마친 뒤엔 따로 숙성도 시키지 않고 맑고 투명한 상태로 그냥 병에 담아 판다. 일정 기간 오크 통에 담아놓고 향과 맛을 더하는 위스키나 브랜디 등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이렇게 만들기 때문에 보드카는 술 자체가 지닌 개성과 풍미가 약할 수밖에 없다. 대신에 그 어떤 술이나 음료와 섞어도 제법 잘 어울린다. 개성과 풍미가 강하면 다른 음료와 섞일 때 균형이 깨지기 쉬운데, 보드카는 그런 일이 없다. 칵테일 만들 때 보드카가 딱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p.209'비소설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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