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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 -빌 브라이슨-
    비소설/국외 2023. 11. 15. 11:07

     

     

    1. 도시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너무 뻔한 말 같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지어진 건물들을 보면 사람을 위해 지은 건축물은 거의 전무하다. 그동안 건물은 자동차나 상점, 건설 회사를 위해 지어졌다. 그리고 도시를 사람이 사는 곳으로, 기능과 이동을 위한 곳으로 생각하기를 거부하고, 남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려 하지 않는, 돈과 야망으로 가득 찬 소수만을 위해 지어졌다. (...) 인간은 그토록 돈이 많으면서도 왜 그리 바보인가? 이 모두는 우리 시대의 저주다. 우리는 돈은 너무 많고, 생각은 너무 없다. 그런 의미에서 퐁피두 센터는 합성수지로 만든 ‘부유하고 우매한 인간상’의 상징이다. p.76
     
    2. 지금 나의 유일한 불만은 일본인들이 정한 괴상한 제품명을 참고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도 이런 점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 것 같지만 가령 바보스럽고 엉뚱한 이름 워크맨(Walkman)을 예로 들어보자. 나는 아직도 이 이름이 이해가 안 된다. 이 물건은 걷지도 않으며, 사람도 아니다. ‘워크맨’하면 시각장애인이 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하는 물건 같은 느낌을 준다. (...) 나라면 신종 폴리에스테르 섬유 같은 느낌을 주는 이름의 차를 사기가 창피할 것 같지만 일본인들이게는 그런 이름이 극도로 흥미롭고 인기 있는가 보다. 평생 하루도 빠짐없이 흰 와이셔츠를 입는 사람들에게서 그 이상 뭘 기대하겠는가. pp.126-127
     
    3. 아주 맛있는 초콜릿 크림 파이나 기대하지 않은 거액의 수표를 받는 일을 제외하고, 상쾌한 봄날 저녁 서서히 저물어가는 저녁 해의 긴 그림자를 따라 외국 도시의 낯선 거리를 한가하게 산책하는 일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 그러다가 가끔 멈춰서 가게 진열장을 들여다보거나, 교회, 예쁜 광장이나 한가한 부두 주변을 어슬렁거리기도 하면서 앞으로 오랫동안 흐뭇하게 기억할 유쾌하고 내 집 같은 음식점이 과연 길 이쪽에 있을지 저쪽에 있을지 망설이는 또 어떤가? 나는 이런 일이 너무도 즐겁다. 매일 저녁 새로운 도시에 가보면서 평생을 살아도 좋겠다. p.167
     
    4. 코펜하겐에서라면 15초면 펩시콜라 광고를 찍을 수 있을 정도다.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 보이니까. 덴마크 사람들에게서는 삶의 기쁨이 넘치다 못해 뚝뚝 떨어진다. 노르웨이에서는 3명이 모인 자리에 맥주 한 병만 있으면 그걸 파티라고 부른다. p.168
     
    5. 리히텐슈타인은 모든 게 우스꽝스럽다. 우선, 크기부터가 우스꽝스럽다. 이 나라의 면적은 그렇잖아도 소국 중 하나로 손꼽히는 스위스의 250분의 1에 불과하다. 리히텐슈타인은 신성 로마제국의 마지막 일원인데, 나라가 너무 구석진 곳에 있는 나머지 나라를 통치하는 공작의 가문조차 150년 동안이나 리히텐슈타인을 찾지 않았다. 둘뿐인 정당은 대개 적색당과 흑색당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데, 양당은 정치적 차별성이 거의 없어 양당의 표어까지 ‘신과 군주, 조국에 대한 믿음’으로 동일할 정도다. 리히텐슈타인의 마지막 군사 활동은 1866년이었다. 이탈리아에 맞서 80명의 병사를 보냈는데 전사자는 없었다. 오히려, 재미있게도 80명을 파병했다가 귀국길에 친구를 하나 사귀어 돌아온 인원은 81명이 되었다.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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