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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 빼기의 기술> -김하나-
    비소설/국내 2023. 11. 17. 13:46

     

     

    1. 게다가 조금 더 생각해보니 ‘내가 해봤다’는 건 결국 별로 소용없는 일이었다. 후배는 내가 아니며, 그 관계가 나의 경험과는 다르게 전개될지 누가 안단 말인가? 그래, 이게 꼰대 짓이구나. 내 경험에 비추어 미리 다른 이의 경험을 재단하려는 마음. 후배는 앞으로 마음을 크게 다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 또한 자기 선택이고 인간은 자신이 선택한 경험을 통해 가장 많이 배운다. p.32
     
    2. “우리 부부는 30년 넘게 같이 살면서 부부싸움을 한 번도 안 했습니더. 비결이 뭔지 압니꺼?”
     내가 물음표 담은 눈으로 쳐다보자 그분은 특유의 새된 목소리로 말했다.
     “충고를 안 해야 돼. 입이 근질근질해 죽겠어요 충고를 안 해야 되는 거라예. 그런데 살다가 아, 이거는 내가 저 사람을 위해서,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한 번은 얘기를 해줘야 되겠다... 싶을 때도 충고를 안 해야 돼요.” p.33
     
    3. “하나. 나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사람에게서 너무도 많은 도움을 받아왔어. 이제 내가 너에게 그 친절을 돌려주는 거야. 그러니 하나, 너도 여행을 하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만나면 네가 받은 친절을 그 사람에게 돌려줘.” p.39
     
    4. ‘최대의 복수는 그들보다 즐겁게 사는 것’이라는 무라카미 류의 말을 염불처럼 되뇌며 어떻게든 즐겁게 살려고 노력했다. p.53
     
    5. 비슷한 실수와 시행착오를 저지르면서도 내 안에는 분명 무언가가 쌓여왔다. 처음 겪는 일들을 파도처럼 맞닥뜨리면서 정신없이 그것을 헤치며 살아오는 동안 내 안에는 그 파도에 실려 온 모래 같은 것들이 알게 모르게 쌓여왔다. 이제 그 모래 알갱이들은 제법 두툼한 켜를 이루어 웬만한 파도에는 쉽게 휩쓸려 버리지 않는다. 익숙함이란 그런 켜 같은 것이고, 그 켜들이 이루는 무늬를 좀 떨어져서 바라보게 될 때 통찰이 생겨나는 듯하다. p.81
     
    6. ‘아우라’의 한국어 표기는 ‘오라’가 맞지만 ‘오라’에는 ‘아우라’가 없다. p.97
     
    7. 배움은 지금도 온갖 방향으로 흐른다. 언제 어디서나 귀 기울이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p.105
     
    8. “그래요. 새끼를 보면 좀 나아요.”
     지금껏 너무도 많은 생명이 아파하고 떠나가는 걸 지켜봐온 사람의 말이었다. 헛헛한 마음을 다스리고 새 생명이 태어나는 걸 오랫동안 지켜봐온 사람의 말이었다. 새끼를 보면 좀 나아요. 그 말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원장님께 꼭 말씀드리고 싶다. pp. 10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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