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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임 낫 파인> -글 이가희, 그림 제니곽-
    비소설/국내 2023. 11. 17. 14:15

     

     

    1.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명제가 나를 안심시키는 게 아니라, 도리어 나 아프다고 말도 못 꺼내게 하는 셈이다. 차마 말할 수 없어서 아닌 척, 그냥 삼키며 살고 멀쩡한 척 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래서 속으로 속으로, 혼자 끌어안고 밖으로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더욱 혼자 있으려 하고 그러면서도 외로워한다.
     신기한 건, 자신의 우울을 감추고 있던 사람들이 익명이라는 가면을 쓰게 해주니 자신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아님 낫 파인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는 작은 설문 하나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인터뷰에 응하면서 도움을 받고 싶어 하기도 했지만, 대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싶어 했다. 사실 그들은 말하고 싶지 않지만 말하고 싶었고, 혼자이고 싶지만 혼자 있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 아닐까. . p.25
     
    2. “사람들 모두 자신의 감정을 담을 수 있는 항아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울증을 가진 사람의 항아리는 그저 매우 작은 거예요. 그 사람들은 감정이나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이 훨씬 약하고, 빨리 해소해주지 않으면 터져서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거죠. 그 차오르는 감정을 함께 해소하려는 노력만으로도 큰 도움이 돼요.” p.162
     
    3. 마음이 헷갈릴 때는, 내가 정말 싫은 게 뭔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한 꺼풀 벗기고 들어가다 보면 그 안에 진짜 내 욕구를 볼 수 있을 때가 있거든요.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두 개를 쪼개는 작업이잖아요. 압도되지 않을 수 있어요. 우리는 이걸 한 덩어리로 느끼기 때문에 압도되는 거예요. 실험처럼 생각하는 거예요. 불안함이 밀려오면 잘됐다. 올 놈이 왔구나. 오늘 실험 들어간다.’라는 마음으로. 과제를 명확하게 계량해서, 확실한 애만 쓰세요. 몇 페이지, 마감 언제, 그런 것만 모아서 일단 해치워버리고. 그다음에 달래주고요. 잘하겠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마감만 하겠다. 제출만 하겠다. 이런 마음으로 하다보면 잘할 가능성이 높은 분이예요.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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