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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격> -페터 비에리-
    소설/국외 2023. 10. 19. 14:07

     

    1. 우리는 각자가 경험의 중심체다. 우리는 경험을 함으로써 특정한 방식으로 우리 자신이 인간임을 실감한다. p.22

    2. 주체적 인간은 내적 갈등을 안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하며 스스로의 행위와 경험을 존중할 것인지 무시할 것인지 자문할 줄 알아야 한다. p.25

    3. 결정의 자유는 존엄성의 필요조건이다. p.35

    4. 인간은 물질화·수단화 되면서 굴욕을 당한다. 존엄성은 법적 장치를 통해 보호된다. 이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권보다 상위에 있는 가치다. 그러므로 누구든 자신의 존엄을 망므대로 내던져서는 안 된다. p.36

    5. 타인의 동정은 사람을 왜소하게 만든다. p.173

    6. 때로는 갈라서야 할 순간이 온다. 다시 마주칠 일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공동의 삶은 끝난 것이다. 헤어짐의 고통 안에는 모든 만남이 가지는 깨지기 쉬운 연약함, 그리고 공동의 체험과 나눔, 언약과 희망의 덧없음에 대한 깨달음이 내포되어 있다. 아주 무덤덤한, 마지막 고독의 깨달음인 것이다.
     존엄성은 이러한 아픔을 잘 이겨내는 하나의 방법이다. p.178

    7. 관대함은 오직 자아성찰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관계에 몰입했던 과거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이를테면 자신의 잘못을 바로 보고 나태함과 모짐과 부당함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이 나를 향해 했던 비난에도 일리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종합적으로 말해 무조건 자기가 옳다는 맹신의 사슬을 끊는 것이다. p.179

    8.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존엄성을 다시 찾은 사람은 외부의 판단을 반드시 자신의 판단과 동일시해야만 할 불가피한 이유가 없다는 것을, 어째서 나 자신을 타인의 눈을 통해 바라봐야만 하는지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아는 사람이다. 소리 없이 자기 안으로 침범했던 낯선 재판관을 쫓아내고 나면 그동안 자청해서 연출해왔던 타인의 관점이 더이상 위협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숨어 살아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전에는 결함으로 생각되던 것들이 이젠 그렇지 않다. 나는 당당하다. p.202

    9. 좀 더 부드러운 말에 의지하고 싶은거야. 인간은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으니까. p.275

    10. 자신의 약점을 품위없이 꾸며내는 것과 약점을 품위있게 드러내 보이는 것의 차이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사람이 자기 스스로에게 책임을 진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행위를 포함한다. p.310

    11. 인생에 책임을 진다는 것, 그것은 다음의 두 가지를 뜻한다네.
     이해하는 것, 그리고 인정하는 것. 그런 다음에 세상을 향해 얼굴을 돌려 이렇게 외치는 거라네. 그래, 내가 다 했어! 아니, 더 좋은 건 이렇게 외치는 거야. 이 모든 것이 내 모습이야! p.313

    12. 배신을 당했다면 그것을 이겨내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게 소중한 미래를 위해 다시 한 번 새롭게 상대방에게 마음을 여는 앞으로의 한 걸음이 필요하다. p.337

    13. "평소에는 그리도 현명하던 이들의 생각은 이제 작두로 몽당지게 썬 여물처럼 짧디짧아지고 말았다. 좁아질 대로 좁아진 세상을 보는 눈이 그들을 가득 채웠고,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제멋대로 그 땅을 차지했는지에 대한 자신의 원망과 분노를 다시 한 번 들여다 볼 수도 없었고 보려 하지도 않았다. 두 사람 다 자신의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고 생각했고 싸움이 주는 정열에 정신없이 자신을 맡겼으며 곧 이어진 멸망의 길로 들어섰다. p.383

    14. (평상심의 중요성) 이 말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다. 첫번째는 자신의 감정이 이리저리 튕겨지는 공이 아니고자 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아무것에나 감정이 상하기를 원치않는다. 우리 마음을 사로잡아도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을 우리 스스로 결정한 권위를 가지기 바란다. (...) 우리가 추구하는 침착함을 '나랑은 상관없어' 식의 무신경이나 무관심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정말로 중요한 것을 알아보는 안정된 판단력과 감성,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 p.388

    15. "균형 감각은 중대함이라는 것에도 여러 차원이 있다는 의식을 포함합니다. 사적인 차원, 직업적 차원, 정치적 차원 같은 여러 차원 말입니다. 또 그들을 서로 적대 관계에 놓아서는 안 된다는 의식도 포함하지요." p.390

    16. "그래, 자기를 우스갯거리로 만들 수 있는 것, 자기 풍자로군. 중대함과 심각함이 넘쳐나는 어떤 대상에서 그 중대함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조금은 깎아내리는 그것아 바로 역설, 풍자라는 걸세. (...) 자존심에 입은 자잘한 상처들을 툭툭 털어버리고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 그것이 유머 감각이지." p.391

    17. 말이라는 것은 감정을 부풀릴 수도, 사고를 흐릴 수도 있습니다. p.439

    18.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인간을 비롯한 지성적 존재는 모두 스스로가 목적으로서 존재한다. 이런저런 의지를 만족시키는 임의의 쓰임새로서의 수단이 아닌, 스스로뿐 아니라 다른 지성적 존재를 향한 일체의 행위에 있어서 언제나 목적 자체로 취급되어야 한다." p.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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