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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성유미-
    비소설/국내 2023. 11. 24. 14:56

     

     

    1. ‘내가 기다리는 것은 괜찮지만 상대가 기다리는 건 싫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죽기보다 싫다. 차라리 내가 기다리자.’ 정신분석에서는 이런 생각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순간 초자아의 처벌에 시달린다.’라고 표현한다. p.32

    2. 인생은 좋은 사람을 붙잡지 못하는 것보다 보내야 할 사람을 제때보내지 못할 때 더 크게 훼손되는 법이다. p.62

    3. 관계에서 손해를 보는 사람은 늘 손해를 본다. 이들이 자신이 손해를 덜 본 지점에서 끝을 낼 수 없었던 이유는 뭘까? 결국 자신이 조금 더 손해를 봐야만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다. 이게 핵심이다. 손해가 훨씬 마음 편하다는 사람들에게 손해는 자기 결정권, 주체성을 얻기 위해 지불하는 대가로서 기능한다. ‘마음 편함은 손해를 통해 정당한 자격을 얻었다는 데서 오는 마음의 밸런싱이다. 손해를 끌어안고서야 비로소 상대와 비등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도 사람인지라 이기적 속성과 손해 보기 싫은 마음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래서 슈퍼에고, 즉 초자아는 손해 보는 것에 민감하지 않은 나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한다. 미안함, 죄책감을 수시로 가미해서 스스로 손해 보기 싫은 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못하도록, 의식에 떠오르지 못하도록 차단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결국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을 만큼 손해 보는 지점에 이르러서야 끝을 낼 결심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p.80

    4. 해피엔딩까지는 아니어도 최악의 비극으로는 정리하지 말자. 좋은 기억은 그대로 두는 것, 미움으로 추억을 덮지 않는 것, 그리하여 과거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을 존중하게 될 때 내 마음과 시간 역시 허무하지 않게 된다. p.108

    5. 상대가 원하는가의 여부를 묻지 않는 배려는 가짜다. 자기 중심적인 선심 쓰기는 자기를 내보이고 싶은 욕구에서 나온 것이다. 진짜 배려는 절대 부담스럽지 않다.

     시의적절함이 바탕이 된 배려, 나의 필요를 물어봐주는 배려가 진정한 배려다. 배려는 무언가를 많이 해주는 것, 뭘 많이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형편을 혹은 필요를 물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많다. 어른이면 대개 당신의 직접적인 도움 없이도 자기에게 필요한 것은 알아서들 할 줄 안다. 배려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이것저것 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저 뭐 도와드릴 게 있나요?”, “필요한 거 있으세요?”하고 질문만 던져라. p.152

    6. 기쁨이 됐든 분노가 됐든 감정은 조절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오해를 바로잡자. 우리가 조절해야 하는 것은 감정 자체가 아니라 감정 표현이다. 즉 표현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감정이란 수용하는 것이고 느끼는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책임이나 잘잘못도 없다. 다만 감정에 수반되는 행동을 결정할 책임만이 있을 뿐이다. p.173

    7. 친밀이 한자로는 親密인데 각각의 한자어를 보면 재밌는 점이 있다. 사전을 보면 친()친하다’, ‘사랑하다는 뜻이 제일 먼저 등장하는 데 반해 밀()빽빽하다’, ‘촘촘하다가 가장 앞에 등장한다. 똑같은 친밀이어도 누군가에게는 친하게 지내고 싶어’, ‘널 사랑해로 간주되는 반면, 주홍 씨 같은 유형에게는 빽빽하고 촘촘하니 답답해로 느껴진다. p.210

    8. 브레이크를 두려워하지 마라. 차를 운전할 때 우리는 안전이 위협받는 순간 당연히 브레이크를 밟는다. 마찬가지다. 관계가 파괴양상으로 치달을 때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관계는 주고받음이다. 쌍방향이다. 내가 있고 네가 있는 것이다

    . 그 균형이 무너졌을 때 우리는 이별을 고할 수 있다. p.257

     

    9. 7개의 자문자답

    1) 자기 필요에 대한 자각: 나는 관계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나의 필요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리스트로 정리해보자. 구체적으로 적어보란 뜻이다. 보통은 더 이상의 설명이 불필요할 정도로 아주 선명한 부분과 애매모호한 구역으로 나뉜다. 사람에 따라서는 필요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을 수 있다.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글쎄요, 저는 딱히 필요한 게 없는데요.”

     사실 필요한 게 없는 사람은 없다. 정말 필요한 게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것일 뿐이다.

    2) 나의 필요를 중심으로 한 나와 타인의 관계성: 지금 마주하는 상대는 그런 나의 필요와 얼마나 관계가 있는가?

    3) 타인을 인격적 존재로 인식하는 나의 수준: 나는 그 사람을 인격적 존재로 인지하는가?

    타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인격적 존재다. 나는 그것을 관계 속에서 얼마나 인식하고 경험하는가? 나의 필요를 제외하고, 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즐거운가? 얼마나 의미 있게 다가오는가?

    4) 나의 필요 때문에 타인에게 접근할 때 나의 태도: 나는 그 사람에게 어떤 태도로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가?

    내게 필요한 어떤 상대가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고 내가 그것을 원할 때, 나는 상대에게 그것을 요구하는가? 요구한다면 어떤 태도로 요구하는가? 강요하는가? 비굴해지는가? 아니면 정중하게 부탁하는가?

    5) 타인의 결정과 그에 대한 나의 반응: 그 사람의 결정에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그 사람은 나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도움을 주겠다고 동의하는가? 만약 동의하지 않을 때 나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나는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6) 필요와 도움의 경계에 대한 질문: 어디까지 도울 것인지 서로 얘기가 되었는가?

    상대가 나의 필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 다음 질문은 이것이다. 도움은 실제적 한계와 범위에 대해 서로 명확히 선을 그었는가? 그에 대한 소통이 가능한가?

    7) 필요를 위한 관계적 상호 작용 이후 나의 반응: 나는 상대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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