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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길의 왼쪽> -황선미-비소설/국내 2023. 11. 24. 16:05
1. 나에게는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잘될 테니 걱정마라”라고 말해준 어떤 어른이 있었다. 그 뻔하고 부담스럽기만 하던 말은 그 아저씨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 말은 내 짐이 되었고,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내 인생은 내가 끝없이 문을 열어나가는 과정임을 그렇게 깨달은 것이다. p.132
2.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주는 두려움은 온몸의 감각을 깨울 수밖에 없다. 낯선 길과 타인에 대한 경계심은 내가 어린애처럼 세상을 보고 작은 것도 기쁘게 관찰하도록 해주었다. 늘 다니던 익숙한 길의 왼쪽에 이런 세상이 있었구나. 왜 나는 한가지 길밖에 몰랐을까. 익숙하고 편리한 게 전부가 아닌 줄 그때 이미 알았으면서 나의 오른쪽이 무너지고 있는 줄은 몰랐다니.
오른손잡이로 너무 오래 살았다. 이제부터는 왼쪽의 삶에 무엇이 있는지 봐야겠다. 서툴고 느리고 두렵고 어색할 테지만 왼쪽 길에도 역시 도전할 만한 뭔가가 있지 않겠나.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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