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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아이가 가장 어렵다> -박미-비소설/국내 2023. 10. 23. 10:34
1. 어쩌면 아이를 키우는 일은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는 것과 같다.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면 물은 그냥 모두 흘러내린다. 아무리 물을 주어도 콩나물시루는 밑 빠진 독처럼 물 한 방울 고이는 법이 없다. 그럼에도 물이 모두 흘러내린 줄만 알았는데, 콩나물은 보이지 않는 사이에 무성하게 자라난다.
물이 다 흘러내린 줄만 알았는데, 헛수고인줄만 알았는데, 아이들은 잘 자라고 있다. 물이 그냥 흘러버린다고 헛수고를 한 것은 아니다. 거르지 않고 매일 물을 주기만 하면 보이지 않는 사이에 아이는 무럭무럭 자란다. p.31
2. 아이가 기분이 나빠지는 걸 유독 엄마들은 못 견뎌한다. 안 부딪히려고 하고, 미리 다 맞추려고 하고, 기분이 좋은 쪽으로 유도한다. 그래서 아이는 불편한 감정을 더 참기 힘들어한다. 참으라고 가르치기 보다는 엄마가 맞춰주고 해결해주면 아이가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엄마. 결국 아이는 불편한 것, 싫은 것을 조금도 참지 못하는 징징이가 되어버린다. pp.45-46
3. 그래서 우리는 아이보다 우리 자신에게 더 자주 물어봐야 한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 내게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지, 행복한지를 살펴야 한다. 힘들 때 필요한 것은 ‘의미’이다. p.52
4. ‘친구랑 놀고 싶었구나. 그래도 밀지 말고 말로 해야 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치되 먼저 긍정적인 동기를 읽어주어야 한다. 동기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혼날 것이라는 두려움이 앞서면 혼나지 않는 것이 우선이 된다. 아이는 야단맞지 않으려고, 나쁜 상황을 피하려고만 애를 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두려움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뭔가를 하고 싶어 살기보다는 위험에 빠지지 않으려고만 애써왔다. 그렇게 배웠기에 어른이 된 지금도 꿈을 물으면 답이 없어진다. 내가 뒤로 걸었다고 해서 아이를 뒤로 걷게 할 수는 없다. 긍정의 동기를 먼저 읽어줄 때 아이는 앞을 향해 걷는 아이로 자란다. p.68
5. 부모인 우리는 아이들을 수없이 용서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더 많이 용서하는 쪽은 아이들일 것이다. 불안하기에, 사랑받고 싶기에 아마 부모를 더 용서하고 받아들일 것이다.
자신을 믿기엔 아직 어린 아이들은 늘 부모의 사랑을 의심한다. 더욱이 우리는 해야 할 일과 해야 할 말들이 너무 많아 정작 사랑을 말할 겨를이 없다. 등이나 팔에 매달리는 아이가, 이유 없이 징징대는 아이가, 나의 사랑을 통해 확신을 얻고 싶었다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지나치지는 않았을까? pp.71-72
6. “잔소리의 본질은 잘못된 생각과 습관의 결합이다.”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로 하여금 엄마 말을 흘려듣게 하는 효과밖에 없다.
엄마는 자꾸 ‘내가 상기시켜주면 할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볼륨이 차단된 화면으로 처리할 뿐이다. 잔소리는 적게 하고 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엄마가 되자. p.73
7. 자녀와의 대화에서 어떤 내용이 아이의 마음을 닫을까? ‘도대체 왜 그것밖에 못하니?’, ‘쓸데없는 짓 좀 그만해’, ‘공부고 뭐고 다 집어치워’, ‘넌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어’, ‘구제 불능이야’라는 비난의 태도다. 변연계 안의 편도체라는 부분이 격한 감정(분노, 공포)을 관리한다. 바로 옆에는 기억력을 관리하는 해마가 붙어 있다. 결국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p.78
8.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사람은 본성적으로 자기 자신을 너무나 소중하게 생각한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자기가 편해진 다음에야 들기 마련이다. 부모도 예외는 아니다. 주부 우울증을 겪는 자녀들의 정서를 보면 알 수 있다. 나보다 아이에게 집중이 되어야 하는 육아는 그래서 어렵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육아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남을 배려하고, 남을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을 가지려면 2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존중받은 경험이다. 다른 사람에게든, 자기 자신에게든 누구로부터 존중받은 경험이 없다면 남을 배려하기 쉽지 않다.
둘째, 마음의 여유이다. 부모들과 많은 상담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주기보다는 그 이전에 부모에게 마음의 여유를 주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p.128
9. 많은 아이들이 잘 해내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서 화를 낸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부모의 기준이 너무 높아 성공의 경험이 늘 부족한 아이라면, 아예 시도도 하지 않고 화부터 낸다.
화를 내서 마음의 불편함을 없애고 싶은 것이다. 그때는 아이의 잘하고 싶은 마음만 인정해주면 된다. 불안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안아주어야 한다. 아이가 화를 낼 때 엄마는 고쳐주고 싶은 마음에 더 야단치게 되지만, 이때 아이는 자기가 못난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더 화가 난다. 마음속의 분노를 먼저 줄여줘야 한다. 위로를 해야 비로소 아이는 자기 감정을 들여다보고 변화는 거기서 시작된다. pp.225-226
10. 거짓말이란 남에게 뒤떨어지기 싫은 자존감이다. 거짓말은 근육운동과 비슷해서 어느 순간 거짓말 근육이 자라게 된다. 이런 경우 내 입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어진다. 거짓말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자존감이 회복되지만 장기적으로 행동의 제약을 받게 되므로 거짓말을 어떤 곤란한 상황에서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p.244
11. “왜 울어! 네가 뭘 잘했다고 그래!”
이런 것은 안전하지 않다. 수긍하고 인정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다음은 스스로 조절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아이가 울고 화날 때 부모가 못 참는 것은 아이의 표현방식으로 부모의 감정, 정서까지 건드려지는 것이다. 부모 역시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서적 자극에 본인이 못 견디는 것이다. 못 견디는 것은 빨리 없애려고 한다. 없애려고 하니까 지나치게 달래주려 한다든가 꼼짝 못하게끔 뭐라고 한다.
빨리 없애려고 한다는 것은 억압과 억제의 감정을 가르치는 것이지, 이것을 스스로 소화해내는 능력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감정을 지나치게 어르고 달래서는 안 된다. 아이가 스스로 그쳐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것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서 어떤 아이는 10분에 그치는 아이가 있고, 어떤 아이는 30분, 1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p.267
12. ‘아프다’, ‘불편하다’, ‘무섭다’, ‘불안하다’ 등 부정적인 정서들은 선천적으로 형성된 감정들이다. 반대로 뇌의 바깥쪽으로 앞쪽으로 갈수로고 후천적인 것들을 담아 놓는다. ‘예쁘다’, ‘기쁘다’, ‘아름답다’, ‘신난다’ 등의 긍정적인 정서를 저장하고 처리한다. 이런 감정들은 후천적으로 발달된 것이기 때문에 발달시켜 저장해놓은 것들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감정과 정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부정적인 정서는 타고나기 때문에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행복과 긍정을 만들어내는 좋은 정서들은 후천적으로 노력해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은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가 맞는 말이다. pp.323-324'비소설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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