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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비소설/국내 2023. 12. 5. 12:15

     

     

    1. 사소한 이야기가 주는 힘을 포로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모두 쓸쓸하기 때문에, 그렇게 때문에 사소한 이야기라도 주고받지 않으면 삶은 점점 더 쓸쓸해지고 말 거라는 거다. p.24

    2. 매일 쓸데없는 짓만 벌이는 것 같은 보노보노와 친구들에게도 그들만의 관계 유지의 기술이 있다. 그건 상대라는 존재를 ‘그러려니’하는 마음이다. 보노보노는 너부리의 괴팍함을 그러려니 하고, 포로리는 보노보노의 소심함을 그러려니 한다. 서로에 대해 호기심은 가질지언정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다. 애초에 상대라는 존재에 대해 내가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pp.31-32

    3. 미움 좀 받으면 어떤가. 우리 주변에는 아무리 미움 받을 짓을 해도 날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 말은 반대로 아무리 예쁨 받을 짓을 해도 예뻐해 주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더 이상 미움 받고 사랑받는 일에 예민해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공감이 안 되면 공감 안 해도 된다. 이해가 안 가면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정 힘들면 나도 그 사람을 미워하면 되니까. 얼마나 간단한가. p.45

    4. 결국은 다 잘 살자고 하는 노력인데, 노력을 하면 할수록 불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하나같이 다 노력하는데 정작 행복한 사람은 없는 걸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처지론’은 적어도 건강하지 않나. 지금의 처지를 깨닫고 그에 걸맞게 생할하겠다, 앞으로 달라질 처지를 기대해보긴 하겠으나 막연히 희망에만 빠져 살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니까. 적어도 나는 낙관적인 비현실주의자보다 비관적인 현실주의자가 더 행복에 가깝다고 믿는다. 그게 더 건강한 삶이라 믿는다. p.190

     

    5. 꿈이 왜 이상하냐면, 다들 원래부터 이상하기 때문이야. 깨어있을 때는 ‘그러면 안 돼, 이러면 안 돼’ 따윌 생각하면서 조금 덜 이상하게 행동할 뿐이야. (‘보노보노’ 中 ) p.273

    6. 보노보노와 친구들은 꾸밀 줄 모른다.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슬프면 엉엉 운다. 속상한 일이 생기면 숲속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면서 속상해하고, 궁금증이 생기면 아무나 붙잡고 질문을 퍼붓는다. 누군가가 귀찮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며 다른 사람을 찾아가고, 누군가가 슬퍼 보이면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서 슬퍼할 시간을 마련해준다. 자기가 그런 기분이 들 때도 그렇게 한다. 만약 감정을 숨겨야 할 때가 생기면, 실컷 숨기고 나서도 결국은 솔직해지는 방법을 선택한다. 단, 그들의 솔직함에는 무언의 규칙이 있다. 남에게 상처 주지 않을 것. 나에게 죄책감을 갖지 않을 것. pp.317-318

    7. ‘슬픔은 병이야. 그렇다면 낫기 위해서 살자고 생각했어. 살아 있는 게 분명 낫게 해줘.’

    보노보노를 낳고 세상을 떠난 아내를 떠올리며 보노보노의 아빠는 이렇게 말한다. 아내를 잃은 슬픔을 살아가는 것으로 치유하겠다고 결심한다.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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