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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조> -이석원-비소설/국내 2023. 12. 13. 13:30
1. 중요한 건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아니었어요. 나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이고 때로 그 존중은 스스로가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노’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미움 받는 것을 두려워하면 어떤 존중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죠. p.42
2. 나는 그때 알았다. 정말로 좋아하면 고민하지 않게 된다는 걸.
정말로 누굴 좋아하면 좋아하는 건지 아닌지 고민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처럼. p.94
3. 사람은 남의 삶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것 같지만 자기 문제가 아닌 한 대체로 곧 잊어먹고 만다. p.144
4.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남을 평가하고 그때마다 자신이 일종의 심사위원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남을 평가한다는 건 사실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많이들 잊고 산다. p.149
5. 나의 화단이 그저 평범한 꽃들로 채워진다 해도, 남들 것만큼 화려하지 않아도, 그게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라면 족한 마음.
그게 더 중요하다. p.210
6.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나이를 먹어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어른 아이가 아니라, 자기가 먹은 나이답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진짜 어른이 아닐까 싶어서다. p.307
7.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란,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홀로 스스로의 삶을 문제없이 꾸려갈 수 있어야 했다. 남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신적인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 역시 누가 옆에 있고 없고와는 상관이 없는 문제이다.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든 사람은 결국엔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들이 압도적으로 더 많을뿐더러, 그 시간을 잘 보낼 줄 아는 사람의 삶의 만족도가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경우보다 더욱 높기 때문이다.
말이 나온 김에 얘기지만 나는 그 일에 좀더 일찍 담백해질 필요가 있었다. 누군가를 연애 감정으로 만나고 헤어지는, 내가 젊어서 한 그 모든 일들 말이다. p.311
8. 왜냐면 나는 성공하는 것보다 아프지 않는 게 더 중요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렇게 나를 어르고 달래면서 때론 속이고 세뇌하면서 애쓴 대가로 통증 없는 삶을 누리게 되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꼭꼭 눌러두었던 나조차도 잊고 있던 무언가를 생각도 못한 곳에서, 어떤 사람의 말이 건드리는 바람에 그리 격한 반응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왜 사람은 남의 모습에서 자신을 볼 때 가장 크게 반응을 한다지 않는가. p.337
9. 사소한 것이라도 나로 하여금 주눅드는 상황을 자꾸 경험하게 하지 않기. 대신 작고 별것 아닌 것이라도 좋으니 이기는 경험, 인정받는 경험, 타인의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내는 경험 같은 것들을 자꾸만 하게 해주기. 그뿐 아니다. 좋은 곳에 날 데려가서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고 훌륭한 예술작품들을 감상케 하고 책과 신문을 펼쳐 세상과 타인에 대해 진지하고 따뜻한 시선을 갖게 하면 그 모든 순간들은 나와 내 영혼을 살찌우고 그런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부정적인 기억과 상처들은 점점 쪼그라든다. 바로 이게 나의 내면을 살찌우고 내 자존감을 높이는 길이라는 걸, 그게 바로 상처의 보호막이었다는 걸 그동안엔 왜 몰랐을까.
이제 와 생각해보니 그게 다 나를 사랑해주는 방법이었다.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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