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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들의 진짜 마음속> -오은영-비소설/국내 2023. 12. 26. 15:12
1. 잘 참는 아이는 “너 힘드니?”라고 물었을 때, “네 힘들어요”라고 대답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동생을 미워하는 것이 빤히 보이는데도 “너 동생 미워해?”라고 물으면 “아니요”라고 대답합니다. “네 동생, 어떨 때 보면 되게 얄미울 때도 있지 않니?” 이러면 “네”라고 대답해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면 그 감정을 좋지 않은 감정이라고 생각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합니다. p.87
2.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면 좋은 의도로 하는 말이라도 부모가 말하는 것을 반대로 뒤집어서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해요. 키는 아이를 표현하는 일부일 뿐이에요. 그것이 아이의 전부인 것처럼 중요하게 말하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p.105
3. 아이의 생활이 궁금하면 캐듯이 묻지 말고 아이가 즐겁게 조잘댈 수 있게 물어보세요. “오늘 재미있는 일 없었니?”라고 긍정적인 대화가 될 수 있도록 묻습니다. “재밌는 일 있었으면 얘기 좀 해 봐. 너 말고 다른 아이들 얘기도 좋아”라는 식으로 내 아이보다는 다른 아이들 얘기를 먼저 해보게 하는 것도 좋아요. “너희 반에 장난꾸러기 없어?”, “너희 선생님 가끔 화 안 내셔?”라고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는 고학년에 올라갈수록 부모가 자신을 감시하는 캐묻는 것을 아주 싫어해요. pp.113-114
4. 부모가 더 화를 내면 아이들은 ‘감추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네’라고 생각해버려요. 아이가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이 많은 것 같기는 한데 말을 안 한다면, 부모가 평소에 자주 혼내는지, 충고를 한답시고 나무라기만 한 것은 아닌지, 말끝마다 ‘바보처럼’을 붙이지는 않는지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p.126
5. 아이는 정말 천 번 만 번 가르쳐야 합니다. 고작 ‘여러 번’ 말하는 것으로는 달라지지 않아요. 그리고 그 ‘여러 번’이 항상 똑같은 방식이라면 또 달라지지 않습니다. 자꾸만 아이를 “도대체 몇 번째 말하는 줄 알아?”라고 다그치게 되는 부모는 자신이 매번 같은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으면 합니다.
“내가 이 얘기를 여러 번 말해주었는데 네가 매번 화를 내는 것을 보니까 아빠의 방법이 잘못된 것 같아. 아빠는 너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준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 보다. 네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아빠도 방법을 바꿔봐야겠네.” 그리고 정말 새로운 방법을 고심해봐야 합니다. 그러지 못했다면 아이만큼이나 부모도 문제 해결 방식이 미숙한 거예요. 생활 속에서 부모가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아이도 ‘아 어떤 방법을 써봤다가 효과적이지 않을 때는 다른 방법을 연구해서 바꿔봐야 하는 거구나’하는 것을 배웁니다. p.159
6. 아이를 도와주려면 평소 아이에게 ‘부모는 언제나 네 편’이라는 메시지를 자주 주세요. “엄마는(아빠는) 언제나 네 편인 것 알지?”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사춘기이기 때문에 분명 부모의 그 말에 토를 달 겁니다. “맨날 혼내기만 해면서...” 그러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그거야 네가 뭔가 잘못했을 때 가르쳐주려고 그러는 것이고, 여하튼 엄마는(아빠는) 편을 반으로 가른다면 무조건 네 편이야. 네가 어떤 일을 겪더라도 엄마는(아빠는) 죽을 때까지 네 편이야. 네게 도움이 되는 올바른 방향으로 뭐든 도움을 줄거야. 그게 부모인거야.” 그러면 아이가 말은 안 해도 속으로 우쭐해합니다. 아이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하려면 언제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을 너무너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부모’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p.167
7. 남자아이들은 심지어 키가 180cm가 안 되면 벌써 실패한 인생인 것 같고, 여자아이들은 군계일학처럼 눈에 띄게 예쁘지 않으면 우울해요. 사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한 마디를 해준다고 아이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다만, 아이가 고민하는 것을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도울 방법을 찾는 거예요. 끊임없이 “나는 너를 조건 없이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것뿐입니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는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너이기 때문이고, 너 ○○○는 이 지구상에 단 한 명이며, 나는 이 우주에 단 하나 존재하는 너를 사랑한다”고 자주 고백하는 것뿐입니다. “네가 공부를 잘해도 사랑하고 못해도 사랑하고 뚱뚱해져도 사랑하고 키가 작아도 사랑할 것이고...”라고 조건에 관계없이 ‘너’라는 인간 자체를 부모는 너무나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뿐이에요. p.178
8. 그럴 때는 “화가 날 순 있어. 아무리 너를 낳아준 부모라도 너하고 생각이 다르니까. 아빠가 보기엔 네가 우리에게 화가 많이 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화가 났다고 아무 말이나 행동을 해도 되는 건 아니야”라고 되도록 차분히 말해줘야 합니다. 이렇게만 해줘도 아이가 더 이상 격하게 굴지는 않아요. p.185
9. 아이가 흥분했을 때 부모가 차분히 대할 수 있다면, 부모와 자녀 관계는 한결 좋아질 거예요. 아이 눈에 부모 모습이 굉장히 어른스럽게 보일 겁니다. 아이는 ‘나의 불편한 감정을 표현해도 내 부모가 안전하게 받아주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고, 부모의 모습을 은근히 존경하게 돼요.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면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부모를 존경하는 위계질서가 생깁니다. 하지만 아이가 흥분할 때 부모가 같이 흥분하면 아이 눈에 부모는 동년배같이 보여요. 아이보다 더 흥분해서 부모가 “너 그 따위로 말할 거면 친구들도 다 끊어. 게임도 하지 마. 내 집에서 살지도 마”라고 말하면 아이는 부모의 폭언과 폭행에 잠시 꼬리를 내리기는 하지만, 속으로 부모에 대한 분노를 키워갈지도 모릅니다. p.186
10. “장래희망이 뭐니?”라고 묻기보다 “네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할 것 같니?”, “네가 어떤 일을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니?”라고 물어봐 주세요. 그런데 아이와 장래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인생의 선배로서 아이의 얘기를 한참 진지하게 들어주고, 때로는 많은 조언도 주고, 아이가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안전하게 인도해줄 수 있어야 해요. p.208
11.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규제는 괴롭힘이 아니라 보호의 의미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세요. 스스로 조절하지 않으면 보호하기 위해서 외부로부터 규제가 온다고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는 규제나 통제하고자 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보호하고자 하는 사람의 목소리로 말해야 합니다. p.241
12. 아이들에게 ‘잘할 수 있어’, ‘안 해도 돼’, ‘제대로 해’라는 말이 좋지 않은 것은 모두 ‘결과’를 염두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결과에 예민한 아이에게 결과를 가지고 조언하니 아이들의 증상이 더 심해지는 거지요. 지난번에 75점 받은 아이에게 “이번에는 80점만 받아볼까?”라고 얘기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눈에 보이는 결과인 점수나 석차를 운운하는 것은 학습이나 시험 스트레스를 가중시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너의 목표는 점수나 석차가 아니라는 말을 해줘야 해요. “네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봐. 그게 중요한 거야. 최선을 다해도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가 나오기도 해. 인생이란 그런 거야.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해. 네가 공부를 새벽 1시까지 하려고 계획을 세워놓았더라도 몸 상태가 안 좋은 날이 있어. 그런 날은 그만큼만 하고 자는 거야. 그게 최선인 거야. 네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면 돼. 그러면 결과가 나빠도 상관없어. 엄청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도 최선을 다했다고 항상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야. 전교 1등 하던 애가 늘 1등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 그 아이가 늘 모든 과목을 100점 맞는 것도 아니잖아. 원래 그런 거야. 결국 공부를 통해 네가 배워야 하는 것은 그 과정이야. 그래서 매 순간 네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보는 거야” 이렇게 얘기해주면 됩니다. pp.251-252
13. “네가 공부를 못한다는 것 때문에 네가 나쁜 것도 아니고 창피할 일은 아니야. 이건 네가 잘못한 일이 아니란다. 배운 것 중에 잘 모르는 것은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우고 넘어가야 해. 그냥 둘 수는 없어. 네가 앞으로 10년은 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흔들리면 점점 더 네가 힘들어져. 공부는 모르는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잘 모르면 배우면 되는 거아.” p.272
14. 아이의 서운함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퇴근하고 돌아와서 가장 먼저 아이를 반기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세요. 집 안을 치우고 저녁 준비를 하는 것을 30분만 미루세요. 손만 씻고 나서는 아이와 놀아주거나 대화를 나누려고 해야 합니다. “엄마는 하루 종일 얼마나 네가 보고 싶었는지 몰라”라고 말해주고 안아주세요. “엄마에게는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해”라는 말도 해주세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는 말도 해줍니다. 눈을 마주치고 어깨도 두드려주고 “오늘 뭐 속상한 일은 없었어?”라고도 물어보세요. 시간이 문제가 아닙니다. 단 30분이어도 돼요. 엄마가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도 지나치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너 숙제는 다 해놨어? 엄마가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들어왔으면 네가 좀 도와야지”라고 말해요. 그렇잖아도 엄마가 고픈 아이는 마음이 더 힘들어집니다. p.291
15. 청소년기가 되면 부모와 아이 사이도 좀 달라집니다. 부모와 아이가 좀 멀어져야 하거든요. 멀어져야 한다는 것은 사이가 나빠지라는 것이 아니라 너무 가깝게 붙어서 일일이 간섭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이 시기는 평상시에는 몇 발 물러서서 아이를 잘 관찰하고 있다가 중요할 때 짧고 간결하게 조언해주는 것이 좋아요. 그래서 대화 지침도 달라집니다. 어릴 때 대화 지침은 “이렇게 하는 거야”입니다. 아이가 만지지 말아야 할 것을 만지면, “이건 만지면 안 되는 거야”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해요. 하지만 청소년기는 아이도 이미 이론적으로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기보다 권유와 제안으로 “이렇게 해줄래?” “네가 이렇게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밥은 나와서 같이 먹었으면 좋겠네 ”다음에 한 번 생각해 볼래?“ 식으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청소년기는 말만 제안과 권유 형태로 바꿔도 부모 자녀 갈등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pp.35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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