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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비소설/국내 2023. 10. 27. 10:35

     

    1.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한 발짝 늦게 가는 것, 빈 의자를 내주는 것, 그것이 삶의 진정한 의미란다. p.121
     
    2.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의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한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에 묶어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pp.156-157
     
    3. 저음은 듣는 것이 아니라 까는 것이다.
     
    우리가 빌딩을 지을 때 기초공사를 하지 않니. 그런데 빌딩만 보이지. 그 밑에 깔려 있는 초석은 여간해서 보이지 않아. 숨겨져 있기 때문에. 교향악단에 있어서 그 모든 소리의 밑받침을 이루어주는 것은 바로 그 콘트라베이스라고 하더라. 가장 낮은 음이지. 그게 깔려야 고음들이 살아나고 전체 음악의 집이 지어진다는 거야. p.209
     
    4. Life-Food=Lie
    p.218
     
    5. "엄마는 지금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 조금만 참아주지 않겠니?“
    무언가 말하려고 엄마를 부르며 달려오던 아이는 다음 한마디를 불쑥 던지고 사라지더라는 거야.
    “나는 왜 엄마만 보면 뭘 말하고 싶지?”
    그 순간 여인의 머릿속에 번갯불 같은 빛이 스치고 지나갔어. ‘뭔가를 말하고 싶을 때 내가 없으면 저 아이는 누구에게 달려가지?’
    아이는 엄마를 향해서 뛰어가 말하고 싶었던 거야. 소통하고 싶었던 거지. 그런데 엄마가 없는 세상에서, 아이는 신기하고 불안하고 슬프고 기쁜 일은 누구에게 말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여인의 머리를 친 거야. 여인은 자신의 생명이 제 것이 아니라 저 아이의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 pp.275-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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