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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학> -귀스타브 르봉-비소설/국외 2023. 10. 19. 14:43
1. 군중심리가 보여주는 가장 놀라운 사실은 다음과 같다. 군중을 구성하는 개인들이 누구이든지 간에, 그들의 생활양식·직업·성격 혹은 지능이 비슷하든지 다르든지 간에, 자신들이 군중으로 바뀌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그들은 일종의 집단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군중이 각자 고립 상태에 있었더라면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했을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든다. p.45
2. 군중의 특수한 특징으로는 충동성, 과민함, 이성적 사고 능력의 결여, 판단 및 비판 정신의 부재, 감정의 과장 등이 있다. p.53
3. 군중이 단지 충동적이고 변덕스러운 존재만은 아니다. 군중은 야만인처럼 그들의 욕구와 욕구 실현 사이에 어떤 장애물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숫자에 의해 주어진 막강한 힘을 느끼기 때문이다. 군중 속의 개인에게 불가능이라는 관념은 사라진다. p.56
4. 앞에서 인용된 여러 예들과 마찬가지로, 환각의 희생자인 첫번째 증인의 증언은 다른 모든 증인들에게 암시적 영향력을 주기에 충분했다. p.63
5. 의심이 제기되자마자 그것은 곧 논란의 여지가 없는 증거로 바뀐다. 적대감이나 비난이 일기 시작하면, 고립된 개인에게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군중 속의 개인에게는 즉시 격렬한 증오심이 생긴다. p.68
6. 군중은 비록 종종 저속한 본능에 지배되기는 하지만 때때로 숭고한 도덕적 행위의 모범을 보이기도 한다. 만약 공평무사함, 인내, 공상적이거나 실제적인 이상에 대한 절대적 헌신이 도덕적 덕목들이라면, 군중은 가장 현명한 철학자들도 거의 이를 수 없을 정도의 덕목을 때때로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확실히 그들은 그 덕목들을 무의식적으로 실행에 옮기지만 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만약 군중이 자주 이성적 추론에 입각해 사고해왔고 자신들의 즉각적 이익만 고려했더라면, 아마 지구상의 어떤 문명도 발달하지 못했을 것이고, 인류는 역사라는 것도 갖지 못했을 것이다. p.77
7. 이렇게 보면,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사실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실들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내가 감히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면, 사실들을 단순화함으로써 군중의 정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충격적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필요하다. 군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술을 아는 것은 곧 그들을 다스리는 기술을 아는 것이다. p.89
8. 군중의 신념이 마지막에 가서는 항상 종교적 형태를 띠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실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나는 다시 반복해서 말하고자 한다. p.95
9. 그러나 확언은 그것이 가능한 한 같은 말로써 계속 반복된다는 조건 아래에서만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수사학의 유일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표현법은 반복뿐이라고 나폴레옹은 말했다. 확언된 사실은 반복에 의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확고하게 새겨짐으로써 결국 논증된 진리처럼 받아들여진다.
반복이 군중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것이 가장 계몽된 사람들에게까지도 얼마나 큰 힘을 미치는지 봄으로써 잘 이해될 수 있다. 반복된 것은 사실상 무의식의 가장 밑바닥 깊숙한 곳에 새겨지는데, 바로 그곳에서 우리 행위의 동기가 형성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누가 반복된 주장을 했는지 잊어버리고 마침내 그것을 믿게 되는 것이다.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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