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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비소설/국외 2023. 10. 19. 14:51

    1. 우주론 학자들이 기분이 좋을 때는, 그런 상태 모든 것이 적당하다는 뜻에서 골디락스(영국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에서 유래) 효과라고 부른다. p.29

     

    2. 호일의 이론에 의하면 폭발하는 별은 엄청난 양의 열을 방출해서 모든 새로운 무거운 원소들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원소들이 우주로 퉁겨져 나가서 성간 매질이라고 알려진 기체 상태의 구름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성간 물질은 결국 서로 뭉쳐져서 새로운 태양계들이 태어난다. 그의 새로운 이론 덕분에 마침내 우리가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가에 대한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략 다음과 같다.

    약 46억 년 전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지름이 약 240억 킬로미터 정도인 거대한 기체와 먼지 덩어리의 소용돌이가 뭉쳐지기 시작했다. 태양계에 존재하는 질량의 99.9퍼센트는 함께 뭉쳐져서 태양이 되었다. 그리고 남아서 떠돌아다니던 물질들 중에서 아주 가까이 있던 두 개의 아주 작은 알갱이들이 정전기 힘에 의해서 합쳐졌다. 그것이 우리 행성이 잉태되는 순간이었다. 미완성의 태양계 전체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서로 충돌한 먼지 입자들은 점점 더 큰 덩어리들로 뭉쳐졌다. 결국 덩어리들은 미행성체라고 부를 정도로 커졋다. 그런 미행성체들이 끊임없이 서로 부딪히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멋대로 부서지거나 합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승자와 패자가 생겼다. 승자들은 점점 더 커져서 자신들이 움직이는 궤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pp.52-53

     

    3.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얼음 조각처럼 녹아버리지도 않는 우라늄 덩어리가 어떻게 엄청난 에너지를 일정한 속도로 방출할 수 있는가를 설명해주었다(E=mc²에 따라서 아주 효율적으로 질량을 에너지로 전환시키기 때문이다). 별들이 수십억 년 동안 불타면서도 연료가 바닥나지 않은 이유도 설명해주었다(같은 이유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간단한 식을 통해서 지작학자와 천문학자들이 단번에 수십억 년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무엇보다도, 특수 상대성 이론은 빛의 속도가 일정하고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밝혀주었다. 어떤 것도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가 없다. 그의 이론 덕분에 빛은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인 개념이 되었다(절대 농담이 아니다). 그뿐이 아니다. 빛을 전달해준다는 에테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밝혀서 오랜 숙제를 해결해주었다. p.136

     

    4. 실제로 그런 효과는 움직일 때마다 나타난다. 미국을 횡단한 비행기에서 내리는 사람은 출발지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 비해서 수천억 분의 1초 정도 젊어지게 된다. 방을 걸어다니더라로 시간과 공간에 대한 경험이 아주 조금씩 달라진다. 계산에 의하면 시속 160킬로미터로 던진 야구공이 홈 플레이트를 지날 때가 되면, 질량이 0.000000000002그램 정도 늘어나게 된다. 그러니까 상대성 효과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고, 그 크기도 측정이 되었다. 문제는 그런 변화가 우리가 알아내기에는 너무나도 작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주에 존재하는 빛, 중력, 그리고 우주 자체의 경우에는 그런 차이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니까 상대성 이론이 이상하게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그런 경우를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보더니스의 말을 빌리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상대성 효과도 있다. 소리의 경우가 그렇다. 공원에서 누군가가 크게 틀어놓은 음악 소리가 먼 곳에서는 작게 들린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음악 소리 자체가 작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관찰자의 상대적인 위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p.139

     

    5. 스티븐 호킹이 말했듯이, 그 전에는 아무도 팽창하는 우주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신기하다. 뉴턴을 비롯해서 그 이후의 천문학자들에게 당연한 것처럼 보였던 정적인 우주는 그 스스로 수축되어버려야만 했다. 그런 정적인 우주에서 별들이 무한이 타고 있다면 그런 우주는 엄청나게 뜨거워져야 할 것이고, 특히 인간과 같은 존재들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졌어야만 한다는 문제도 있었다. 팽창하는 우주의 개념은 그런 문제들을 모두 해결해주었다. p.145

     

    6. 모든 원자는 전기적으로 양전하를 가진 양성자, 전기적으로 음전하를 가진 전자, 그리고 전하를 가지고 있지 않은 중성자의 세 종류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원자핵에 뭉쳐져 있고, 전자는 그 바깥에 퍼져 있다. 원자의 화학적 정체는 양성자의 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하나의 양성자로 된 원자는 수소이고, 두 개의 양성자로 된 원자는 헬륨이며, 세 개로 된 원자는 리튬이다. 양성자의 수가 늘어날 때마다 새롤운 원소가 만들어진다(원자에 들어 있는 양성자의 수는 언제나 전자의 수와 똑같이 때문에 전자의 수에 의해서 원소의 정체가 결정된다고 하기도 한다. 결국 두 숫자가 같기 때문이다. 양성자는 원자의 정체를 결정하고, 전재는 개성을 결정한다고 하기도 한다).

    중성자는 원자의 정체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질량에는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중성자의 수는 양성자의 수와 대략 같지만,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 중성자를 한두 개 더하면 동위원소가 된다. 고고학의 연대 측정법에서 쓰는 것이 바로 동위원소이다. 예를 들어서 탄소-14는 여섯 개의 양성자와 여덟 개의 중성자를 가진 탄소 원자를 말한다(14는 양성자와 중성자 수의 합이다).

    중성자와 양성자는 원자의 핵을 차지하고 있다. 원자의 핵은 매우 작다. 원자 부피의 수십억 분의 1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원자 질량의 대부분이 원자의 핵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그 밀도는 놀라울 정도로 크다. 크로퍼에 따르면, 원자를 성당 크기 정도로 확대하더라도, 원자핵은 파리 한 마리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파리의 무게는 성당 전체의 무게보다 수천 배나 더 무겁다. 1910년 러더퍼드가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바로 텅 비어 있는 공간의 문제였다.

    (...) 전자들은 궤도를 돌고 있는 행성들과는 전혀 비슷하지도 않고, 오히려 회전하는 선풍기의 날개와 같아서 궤도를 돌면서 모든 공간을 빈틈없이 채워준다(선풍기의 날개는 모든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지만, 전자들은 실제로 모든 곳에 있다는 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pp.154-156

     

    7. 우리는 불확정성의 원리 때문에 전자가 어느 순간에 어디에 있는가를 절대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전자가 어느 곳에 있을 확률만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데니스 오버바이가 말했듯이, 전자는 관찰될 때까지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또는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전자는 관찰되기 전까지는 "어느 곳에나 있으면서,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야만 한다. p.159

     

    8. 생명이 태어나고 10억 년이 지나는 사이에 언젠가 사이아노박테리아, 즉 남조균이 물 속에 엄청난 양으로 녹아 있어서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었던 수소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그들은 물을 빨아들여서 수소를 섭취하고, 폐기물인 산소를 뱉어냈다. 그런 과정에서 그들은 광합성 방법을 발명했다. 마굴리스와 세이건이 지적했듯이, 광합성의 출현은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대사 과정의 발명임이 틀림없다." 광합성을 발명한 것은 식물이 아니라 박테리아였다.

    남조균이 번성하게 되면서 세상은 산소로 가득 채워지게 되었고, 당시 세상에 살고 있던 다른 생물들은 산소의 독성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무산소성 생물의 세계에서 산소는 독성이 매우 강하다. 실제로 우리의 백혈구는 산소를 이용해서 박테리아를 죽인다. 산소가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에게는 산소가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게 들리겠지만, 그렇게 된 것은 우리가 산소를 활용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다른 생명체들에게 산소는 두려운 존재이다. 버터가 상하고, 쇠가 녹이 스는 것도 모두 산소 때문이다. 우리도 어느 정도까지의 산소만을 견뎌낼 수 있다. 우리 세포 속에서의 산소 농도는 대기 중의 산소 농도의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새로 출현한 산소를 사용하는 생물체는 두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산소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더 효율적인 수단이기도 했지만, 경쟁상대가 되는 생물체를 제거해주기도 했다. pp.313-314

     

    9.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의 종류는 무한한 것처럼 보였다. 조너선 스위프트는 이렇게 표현했다.

    "박물학자가 벼룩 한 마리를 찾아냈다.

    그 벼룩 위에는 더 작은 벼룩들이 피를 빨아 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도 더 작은 벼룩들이 붙어 있었다.

    그렇게 무한히 계속되었다." p.374

     

    10. 사람들의 유전자를 비교해보면 99.9퍼센트는 똑같다. 우리가 같은 종에 속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영국의 유전학자로 최근에 노벨상을 받은 존 설스턴의 표현처럼 "대략 1,000개의 염기(뉴클레오타이드) 중의 하나"에 해당하는 나머지 0.1퍼센트의 작은 차이가 우리에게 개성을 부여해준다. p.418

     

    11.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짧은 시간에 이렇게 훌륭한 위치에 도달했다. 우리가 언어를 사용하고, 예술작품을 만들어내고, 복잡한 활동을 조직적으로 할 수 있게 되어 행동적으로 현대화된 기간은 지구 역사의 0.0001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렇게 짧은 순간 동안 존재하는 데에도 무한히 많은 행운이 필요했다. p.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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