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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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소멸> -한병철-비소설/국내 2024. 1. 11. 14:02
1. 우리는 폭력의 지배가 아니라 정보의 지배 아래 산다. 정보의 지배는 자유로 가장된다. p.8 2. 정보가 현재성을 띠는 기간은 아주 짧다. 정보는 놀람을 먹고 산다. 정보의 덧없음이 벌써 삶을 불안정화한다. 오늘날 정보는 끊임없이 우리의 주의를 요구한다. 정보의 쓰나미는 인지 시스템 자체를 동요하게 한다. 정보들은 안정적인 통일체가 아니다. 정보들에는 존재의 굳건함이 없다. 니클라스 루만은 정보의 특징을 이렇게 표현한다. “정보의 우주론은 존재의 우주론이 아니라 우연의 우주론이다.” p.11 3. 정보는 서사적이지 않고 가산적이다. 정보를 세기는 가능하지만 이야기하기는 불가능하다. 현재성을 띠는 기간이 짧은 불연속적 단위들인 정보는 조립되어 이야기를 이루지 못한다. 우리의 기억공간도, 온갖 가능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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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삶과 태도에 관하여> -조우성-비소설/국내 2024. 1. 11. 13:56
1. 불가에서는 오늘 내가 쌓거나 짓는 작은 업(業)들이 모여서 자신의 미래뿐만 아니라 자신과 관계된 사람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살이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촘촘히 엮이고 얽혀 있는 그물망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어찌 오늘 하루를 함부로 살 수 있겠는가. p.49 2. 상황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며 그 사람의 진심이다. 사람의 진심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211 3. 일찍이 노자는 “복(福)이란 화(禍)가 잠겨 있는 곳이다”라고 했다.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사람은 화와 복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을 알기에 갑자기 들이닥친 복은 덥석 잡아채지 않는다.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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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강이랑-비소설/국내 2024. 1. 11. 13:55
1. 오늘 받은 마음은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다시 누군가에게 보내야 비로소 내 것이 될 마음이다. p.35 2. 어른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지는 못한다. 다만 나는 아이의 좋은 특성과 어른의 좋은 특성을 알 뿐이다. 그것을 내 것으로 가져와 때로는 아이처럼 유연하고 탄력 있게, 때로는 어른처럼 단단하게 사람들과 대면하려 한다. 무엇보다 잘못된 행동을 하는 이에게 “안 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두루뭉술하고 선한 열 마디 말보다 “그러면 안 된다”라는 한마디가 더 어렵고 힘들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른으로 사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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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상담실> -반유화-비소설/국내 2024. 1. 11. 13:37
1. “이것이 나를 염려하는 엄마만의 방식일지도 모르지만 그와 별개로 어쨌든 속상하네. 그리고 어쩌면 오랫동안 이런 방식으로 나에게 불안이 심어졌을지도 모르겠다” 같은 식으로 말해주며 자신의 마음을 돌봐주세요. p.109 2. 비난조로 말하지 않고 부드럽게 말하는 게 제일 좋지만 그러기가 무척 어려울 테니 마치 고장 난 라디오처럼 짜증이나 화의 기운을 최대한 뺀 건조한 어투로 반복하세요. 그리고 행동의 변화가 보이면 거기에 대한 고마움과 긍정의 표현을 해주세요. (...) 아버지의 그 반응에 수현씨가 즉각적으로 화를 내버린 뒤 자괴감에 빠지는 덫에 걸리기 전에 미리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수현씨는 “아버지를 불쾌하게 만들려는 건 아니었는데 그랬다니 속상하다” 정도로만 반응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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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와 건자두> -박요셉-비소설/국내 2024. 1. 11. 13:31
1. 나는 티끌 같은 재능이 바닥나는 줄도 모르고 그것을 계속 소진해왔고, 늘 미래에 살며 알 수 없는 앞날에 불안해하느라 내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들을 흘려보냈다. 내일의 편안함을 위해 오늘 불편해했다. pp.65-66 2. 몇 가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것들이 나를 괴롭히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때,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 사소한 욕심으로 누군가가 미워졌을 때 나는 불행했다. 세상 모든 것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 모든 것이 나의 선택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괴로웠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밤이 떠오르고 사라지곤 했다. 과연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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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쫓는 모험 上>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국외 2024. 1. 11. 13:28
1. 온 세상은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나만 같은 곳에 머물러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1970년 가을에는 눈에 비치는 모든 것이 서글펐고, 그리고 모든 것이 빠르게 바래가는 것만 같았다. 태양의 햇살과 풀 냄새, 그리고 작은 빗소리조차도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p.17 2. 어떤 사람은 잊히고, 어떤 사람은 모습을 감추며, 어떤 사람은 죽는다. 그리고 거기에는 비극적인 요소는 거의 없다. p.45 3. 도넛의 구멍을 공백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존재로 받아들이느냐는 어디까지나 형이상학적인 문제이고, 그 때문에 도넛의 맛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p.115 4. “하지만 밝아오지 않는 밤이 없는 것처럼, 끝나지 않는 교통 체증도 없지요.” “그야 그렇겠지요”라고 나는 말했다. “그래도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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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김도훈-비소설/국내 2024. 1. 11. 13:23
1. “사랑을 어떻게 준비하니.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거야.” (윤여정 배우) p.31 2. 무작정 언덕을 향해 걸었다. 어린 시절의 광경을 보고 싶었다. 걸어서 걸어서 올라가 바라본 항구는 작았다. 꽤 보잘것없기도 했다. 나는 어른이 됐고, 어른의 눈에는 모든 것이 덜 새롭거나 덜 감동적이다. 어른이라는 건 보잘것없기 때문이다. p.39 3. 경제적, 정신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을 이루게 되고, 그럴수록 실은 부모가 자신과 매우 닮은 존재라는 걸 느끼게 되고, 부모를 향한 원망의 근원에 자기 자신의 마음이 큰 비율을 차지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완벽한 극복은 없지만 결국 극복은 온다. p.55 4. 모든 좋은 인연은 결국 끝날 때가 온다. 인연은 영원하지 않다. 결국 그건 ‘인간’의 연이다. p.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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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기의 기술> -김하나-비소설/국내 2024. 1. 11. 13:19
1. “우리 부부는 30년 넘게 같이 살면서 부부싸움을 한 번도 안 했습니더. 비결이 뭔지 압니꺼?” (...) “충고를 안 해야 돼. 입이 근질근질해 죽겠어도 충고를 안 해야 되는 거라예. 그런데 살다가 아, 이거는 내가 저 사람을 위해서,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한 번은 얘기를 해줘야 되겠다...싶을 때도 충고를 안 해야 돼요.” 살면서 많은 충고가 ‘이게 다 너를 위해서다’라는 마음으로 오가겠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충고일 뿐, 직접 겪어 얻는 깨침만큼 큰 것은 없다. p.33 2. 그후로도 나는 수많은 여행지에서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때론 작은 보답을 할 수 있었고 감사 편지를 쓴 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럴 상황이 못 되었다. 그러나 나는 마음의 빚 따위는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