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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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일기> -김민철 외 7명-비소설/국내 2024. 1. 11. 13:14
1. ‘언제 밥 한번 먹자’는 ‘당장은 너와 밥을 먹고 싶지 않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이숙명) p.54 2. 혹시 내가 그때 느꼈던 막연한 슬픔도 세계와 나 사이에 놓은 이상하도록 먼 거리감, 그로 인한 고독 때문이었을까. 나뿐 아니라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을 인간의 숙명인, 아니 인간뿐 아니라 목숨 붙은 모든 존재의 운명인, 저 압도적인 고독의 필연성에 대한 예감 때문이었을까. (권여선) p.80 3. 우리 엄마는 걱정과 불안이 비단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좋은 욕심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걱정을 하며 산다고, 건강하고 싶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좋은 물건을 구하고 싶은 사람들이 발품을 하는 것처럼 인생을 윤택하게 하는 수고와 부지런함은 실은 실패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오는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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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비소설/국외 2024. 1. 11. 13:09
1. 절망은 내가 참으로 작고 약하고 이기적이고 의심의 여지없이 언젠가는 죽을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할 때 느끼게 되는 견디기 힘든 기분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서 죽고 싶은 것에 가깝다. p.28 2. 광고가 판매하는 것은 환상이지, 광고 속 세상으로 실제로 넣어주겠다는 약속이 아니다. 이런 광고는 어떤 의미로도 실제적인 약속은 하지 않는다. p.36 3. 조금이라도 어른답게 살고 싶다면, 나는 어떻게든 선택을 해야 하고 그로 인한 박탈을 애석해하면서도 그것을 감수하고 살아가야만 한다. p.38 4.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사전에서 기대하는 것은 권위 있는 지침이다. p.197 5. “사전은 정확성이나 우월함 같은 인위적 개념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 사전은 기술적이어야 하지 규범적이어서는 안 된다.”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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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이웃> -허지웅-비소설/국내 2024. 1. 11. 13:05
1. 이제는 세상에 애초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일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그래서 규명할 수 없는 것에 매달려 있기보다 다음 일을 모색하는 게 언제나 더 현명한 일이라는 걸 압니다. p.13 2. 뒤에 남을 것들을 염려해 무언가를 남기려 분투하고 수습하려 애쓰는 마음. 굳이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겁니다. 세상은 그렇게 이별과 수습을 거듭하며 오늘도 별일 아니라는 듯 굴러갑니다. p.33 3.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것 같으면 참지 못해 보복을 하고 조금이라도 소홀하게 나를 대하는 것 같으면 참지 못해 갑질을 하는 비뚤어질 자존감으로 가득한 세상이, 저는 갈수록 두렵습니다. p.76 4. 약삭빠른 것과 기민한 것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염치라고 생각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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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시간> -넬레 노이하우스-소설/국외 2024. 1. 11. 12:47
1. 집에 오면서 나는 열렬했던 사랑의 모든 추억을 마음속 깊은 곳에 넣어 잠그고 열쇠를 버리겠다고 결심했다. 내 사랑을 원하지 않는 사람 때문에 나 자신을 괴롭히거나 슬퍼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p.119 2. “사실 인생이란 결정의 연속이야. 우리는 감정에 따라 대부분의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를 우연이나 운명이라고까지 간주하지.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이 내린 결정의 총체일 뿐이야. 그런 결정 때문에 운명처럼 보이는 것들이 일어나는 거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니? 이미 일어난 일을 원망하는 건 그 무엇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언젠가는 과거를 놓아주고, 실수에서 미래를 위한 교훈을 얻어내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것이 가져올 수도 있는 결과를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해.” p.12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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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걸으며 생각한 것들> -이재영-비소설/국내 2024. 1. 11. 12:31
1. 인생의 어느 순간이든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함께한다. 잃고 싶지 않은 것과 하루빨리 잊고 싶은 것이 공존하는 생의 한 땀 한 땀. 그때는 참 사람이 좋았지 싶다가 겨우 떼어낸 악연이 떠오르고, 일이 많아서 참 좋았지 싶다가 일하느라 망가진 몸의 통증이 느껴진다. 어느 시기든 약분해버릴 수도 없는 그 자체로 버티고 있는 고달팠던 시간이 있어 어디로도 돌아가고 싶지 않다. p.32 2. “사람 사귀는 일은 참 시시하다. 너무 자주 얼굴을 대하다보면 서로가 새로운 가치를 마주할 시간이 없어진다. (...) 인간은 무리 지어 살면서 서로의 발에 걸려 곱드러진다. 이렇게 서로 존경하는 마음을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소중한 마음과 정성스런 만남은 이어진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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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소감> -김혼비-비소설/국내 2024. 1. 11. 11:38
1. 유독 여행 분야에는 ‘그건 오답입니다!’라고 정답지를 들고 외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개탄의 대상은 단지 중년 단체 여행객만이 아니었다. 성별 나이 구분 없이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A가 일컬은 ‘그런 사람들’은, “수박 겉핥기식 패키지여행이나 하다가 돌아가는 사람들” “여행까지 와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요즘 애들” “인터넷 정보만 믿고 현지인들은 거들떠보지 않는 관광객용 식당에 뭣도 모르고 줄 선 사람들” “역사적 명소에는 관심도 없고 쇼핑만 하다 가는 애들” 등으로 끊임없이 변주되어 여행기 곳곳에 등장했다. 아니, 그러면 좀 안 되나요. 어차피 여행지에서 몇 달 살 것도 아니라면 누구도 수박 속까지 다 파먹을 수 없는데, 그냥 수박 겉만 즐겁게 핥다가 오면 안 되나. SNS를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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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김선호-비소설/국내 2024. 1. 11. 11:14
1. 찾을 수 없는 답을 향해 자꾸 ‘왜’라고 물으면 결국 거짓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지금 자신이 겪는 고통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거짓(상상적)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반면 자신이 마주하는 고통을 “어떻게” 타개할지 묻는 순간 현실을 마주하는 용기를 얻습니다.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며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면 그저 고통을 받아들이며 살아온 어린아이의 틀 속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두려움 앞에 물러서지 않고 나아갈 길을 찾으려 한 걸음씩 옮길 때 비로소 자아가 숨쉬고 있음을 느낍니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그동안 회피해왔던 두려움과 고통에 부여했던 ‘의미’를 과감하게 버릴 때입니다. 자신을 억눌러 왔던 의미와 함께한 지난 40년의 세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이제는 자신을 고통에 머물러 있도록..